총 병원 7725곳 중 3781곳 동참
서비스 초기 소비자 혼란 불가피
참여기관 점진적으로 늘어날 듯
이달 25일부터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실손의료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가 병원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신청하는 복잡한 절차가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대한 의료계 참여가 저조해 실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행 초기 소비자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의료기관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참여하는 병원은 3781곳으로, 전체 대상 병원(7725곳) 중 48.9%가 전산화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들 병원의 청구 비중은 43.1% 수준에 불과하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복잡한 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고객의 허락만 있으면 전산화된 각종 서류가 보험사에 자동 전송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귀찮거나 복잡해서 보험금 청구를 하지 못했던 고객들이 간편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25일에 바로 시행되는 병원은 50%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스템 구축을 맡은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25일은 법에서 정해놓은 시행 시기이고, 전국에 있는 병원이 다 연계되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의 경우 자체 정보화 사업이 있어 조금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늦게 합류한 전자의무기록(EMR)업계나 의료기관이 많다 보니 오류 등을 테스트하고 나면 전산 작업에 최소 한 달은 소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손24’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참여 병원의 목록을 확인하거나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 기관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손해보험업계측 설명이다. 손보업계가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한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EMR 업계와의 협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시스템 구축비, 확산비 등 약 1200억 원(잠정)의 예산을 편성하고 매년 시스템 운영비로 약 315억 원을 부담할 계획이다.
변수로 꼽힌 비용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총 27개의 EMR 업체가 참여를 결정했다. 해당 업체의 고객 병원이 모두 동참한다고 가정하면 참여비율은 69.2%, 청구 건수 기준 비율은 78.2%까지 올라간다.
시장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자리 잡을 때까지 금융당국과 보건당국의 세심하고 지속적인 독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계의 동참이 없으면 귀찮고 불편한 실손보험 청구절차를 바꾸기 힘들다”며 “보험소비자의 편의가 높아지면 참여 병원의 경쟁력이 제고되는 효과도 있는 만큼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