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및 노화로 발생 위험 커져…조기 운동치료, 주사로 회복 가능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현대인의 생활습관으로 인해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잘못된 자세, 과도한 체중, 반복적인 허리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이 진행되면 강한 통증과 함께 다리까지 저리고,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 통증을 관리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디스크)의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를 말한다. 추간판은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처럼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내부에 젤리 같은 수핵과 이를 둘러싸는 섬유륜이 있다. 외상이나 퇴행성 질환 등으로 섬유륜이 손상되면 수핵이 탈출하거나 돌출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남성이 90만6437명, 여성이 106만1863명으로 총 196만8300명으로 파악됐다.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직업, 운전을 많이 하는 등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업, 흡연을 하는 사람 등이 요추추간판탈출증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돌출의 빈도가 높아지는데, 디스크 내부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면서 점차 탄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요통과 방사통이 있다. 요통은 허리 부위에 국한된 통증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오래 앉아 있을 때 더 심해질 수 있다. 방사통은 허리에서 시작해 엉덩이, 다리, 발까지 퍼지는 통증을 말한다. 방사통은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하며, 주로 한쪽 다리에 집중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심지어는 웃을 때도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
신경근이 심한 압박을 받으면 하지 방사통 이외에도 다리의 감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리가 저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 또는 무감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초래한다. 감각 이상 외에도 근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발목이나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는 보행이 불편해질 수 있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이 대소변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는 디스크로 인해 척수 신경이 심하게 압박돼 발생하는 증상으로, 응급 상황에 해당한다. 다리의 마비 증상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신경을 누르고 있는 수핵을 제거하는 현미경하 신경 감압 및 디스크 제거술이나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 후방 감압술 및 척추 유합술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허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운동치료 △견인치료 △주사치료 등이 있다. 운동치료는 표층 및 심층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하는 치료법으로, 허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척추의 구조를 바로잡아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견인치료는 척추 주위의 근육을 당겨 척추 간격을 늘려주는 치료법으로 통증 및 기능 호전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주사치료는 요추의 신경 사이 공간이나 꼬리뼈 위쪽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박홍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 옵션이 있으며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5%에 불과하고, 전문의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비수술 치료를 받으면 허리디스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선(X-ray),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영상검사가 필요하며, 신경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