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플라이퀘스트와 풀세트 혈투를 벌인 끝에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4강 막차를 탔다.
젠지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롤드컵 8강전에서 플라이퀘스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에 앞서 모두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2시드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젠지의 우위를 점쳤으나 북미 리그(LCS)를 우승한 플라이퀘스트가 거세게 몰아붙이며 접전을 치렀다.
특히 젠지는 첫 세트에서는 상대 밴픽에 흔들리며 완패했고, 3세트에서도 선호하는 '정석 조합'을 가져갔음에도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4세트와 5세트를 내리 잡아내며 지난해 8강 탈락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날 1세트에서 젠지는 통상적으로 승률이 높은 블루진영을 선택해 럼블-스카너-아리-징크스-레오나를 뽑았다. 초반 유충 교전 대패한 젠지는 대부분의 오브젝트를 플라이퀘스트에 내줬고, 31분 용 한타에서 대패하며 킬 스코어 3-14로 패했다.
이어진 2세트에서 젠지의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카사딘이라는 깜짝 픽을 가져가며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플라이퀘스트는 후반 밸류가 좋은 카사딘을 노렸지만, 번번이 무리수를 두며 성장을 방해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격차를 되돌릴 수 없었다. 결국, 바론 버프를 두른 젠지는 압도적인 공세로 플라이퀘스트의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젠지는 3세트에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바텀 다이브 상황에서 '페이즈' 김수환의 이즈리얼이 무리하게 킬을 노리다가 2킬을 내줬다. 주도권을 잃은 젠지는 40분 넘게 상대에게 끌려다녔다. 바론 앞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막 전투를 전개했지만, 상대 원딜에 쿼드라 킬을 내주며 넥서스가 파괴됐다.
위기의 젠지를 '기인' 김기인의 크산테,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가 구해냈다. 젠지는 4세트 초반 미드와 바텀 듀오의 점멸이 소모돼 불편하게 출발했지만, 김기인이 솔로 킬을 만들어내고 김건부가 정글 지역을 헤집어놓은 덕에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젠지는 두 선수의 연이은 슈퍼 플레이에 힘입어 시리즈를 다시 동점으로 되돌렸다.
운명의 5세트에서는 젠지 특유의 운영 조합이 빛을 발했다. 양 팀 모두 교전을 펼치지 않은 가운데 '쵸비' 정지훈의 스몰더가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플라이퀘스트를 압박해 나갔다. 결국, 22분 몰래 바론을 치던 상대 병력을 정리한 젠지는 경기 25분 탑 싸움서 정지훈의 활약으로 격차를 벌렸고 게임을 가져왔다.
이로써 젠지는 LCK 소속의 티원과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4강 첫 경기에서는 중국의 LoL 프로리그(LPL) 소속의 빌리빌리게이밍(BLG)과 웨이보게이밍(WBG)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올해 롤드컵 결승은 LCK와 LPL 간의 경쟁 구도가 됐다.
이외에도 이날 패배한 플라이퀘스트는 8강에서 자신들의 여정을 마무리했음에도 양대리그에 밀리지 않는 한타 능력과 누누 조커 픽 등을 선보이며 세간의 저평가를 깨부수는 데엔 성공했다.
한편 롤드컵 4강전 1차전은 26일 오후 9시 BLG와 WBG와의 경기가 펼쳐지며 2차전에서 젠지와 티원은 27일 오후 10시에 맞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