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장기화 시 진료 차질 불가피 전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노동조합)가 이달 3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가짜 의료개혁 시범사업에 포함된 공공병상 축소를 저지하고 의료대란 책임전가 중단,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요구 등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서울대병원 노조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노조는 17일 열린 9차 임시대의원회에서 3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조는 7월 23일 1차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 16일까지 17차 단체교섭과 15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병원과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의료대란으로 인한 전자 개선을 위해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부여해 사실상 임금삭감을 하고 있으며 환자 감소와 적자를 핑계로 필수안전인력 충원마저 거부하며 직원과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5~15% 축소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5%의 병상을 줄여야 한다. 노조 측은 현재 전체 병상 수 대비 공공병상이 9.7%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 공공병상 축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공공병상 축소는 공공병원의 역할과 기능을 축소해 공공의료를 망치게 하는 길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코로나19 환자의 80%를 치료했던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필수인력 충원과 처우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촉발된 전공의 집단행동과 의료대란으로 병원 노동자들이 임금과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노조는 병원과 단체 교섭에서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인사상 불이익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노조 관계자는 “3개월간의 단체 교섭 기간 동안 지금의 경영 위기를 노사 공동이 지혜를 모아 극복하자는 제안을 끊임없이 해왔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면서 “경영 적자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며 필수안전인력 충원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간 전공의 업무를 대체해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를 담당해 왔지만 병원 경영난 등에 의해 무급 휴가·휴직 대상이 되는 등 의료 대란의 또 다른 피해자로 희생당해왔다. 이외에도 병원을 묵묵히 지킨 의료 인력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의료 정책 우선순위에도 밀려있었다.
서울대병원은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도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2022년에는 11월 10일 하루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10월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파업 뒤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올해는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만큼 병원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이로 인한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