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배당수익률 5.1%ㆍ총주주수익률 6% 중반 예상…수급개선 도움
현대차 인도법인(HMIㆍHyundai Motor India Limited)이 인도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현대차의 특별 주주환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배당수익과 수급 개선도 예상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현대차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2일 인도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HMI는 상장 첫날 1931루피에 거래를 시작했다. 공모가 1960루피보다 1.5% 할인된 금액이다. 앞서 현대차는 HMI 주식 중 17.5%를 구주 매출로 처분해 IPO를 진행했다. HMI는 IPO 진행 과정에서 약 190억 달러(약 26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증권가는 HMI 주식 매각대금 중 현대차로 유입되는 자금(관련 비용과 제세금을 뺀 약 3조 원 이상의 현금) 가운데 일부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8월 말 주주환원 정책으로 ‘향후 3년간 4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HMI 상장 후 특별 주주환원이 이뤄진다면 ‘총주주환원율(TSR) 목표 35%’를 예상보다 빨리 달성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24일 예정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인도 IPO 결과와 이에 대한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키움증권은 인도 시장 재투자 재원과 올해 본사 주주환원 재원의 분배 비율을 3대 1로 예상했다.
인도법인 상장은 현대차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주주들은 단기적으로 HMI 주가에 따른 현대차의 지분가치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지만, 연간 배당수익률 5.1%와 자기주식 소각을 포함한 총주주수익률 6% 중반을 기대할 수 있다. HMI 상장으로 인한 자금 유입, 주주환원 확대, 기업가치 재평가, 투자자 관심 증가 등은 현대차 주식의 수급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HMI의 현지 증시 상장은 일본 완성차 업체인 스즈키와 인도 정부의 합작사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완성차 기업으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다. 마루티 스즈키가 인도 증시에 상장한 이후 스즈키의 멀티플(가치평가 배수)은 마루티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으나 주가는 동행 관계다. 두 회사의 주가는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마루티 스즈키(인도 자회사)의 성공이 스즈키(일본 본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60억~70억 달러에 머물던 스즈키의 시가총액은 마루티의 인도 증시 상장 이후 금융위기 직전까지 160억~170억 달러로 우상향한 바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루티 스즈키 외 ABB, 지멘스, 유니레버, 네슬레 등 다수의 글로벌 업체가 인도 자회사를 인도에 상장했다”며 “글로벌 기업의 인도 자회사는 인도 시장에 자금이 쏠리면서 멀티플은 우상향했다”고 분석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상장사의 해외법인이 현지 증시에 직상장한 사례가 없어 학습효과가 없는 단계”라며 “현대차의 현 주가에는 아직 HMI IPO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