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제한 규정 위반 가능성 주목
기업ㆍ규제기관, 통제 어려움 시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자사 제품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칩에 사용된 것을 미 상무부에 통보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는 최근 화웨이의 첨단 인공지능(AI) 가속기 ‘어센드 910B’을 분석했다. 어센드 910B는 중국 회사에서 출시된 가장 진보된 AI 가속기로 꼽힌다.
조사결과 어센드 910B에는 TSMC가 만든 7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칩이 사용됐다. 이에 테크인사이트는 공식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TSMC에 이를 알렸다. 이어 TSMC는 이를 확인한 후 미 상무부에 수주 전 이 사실을 알렸다.
화웨이가 2020년 8월부터 미국의 수출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TSMC는 같은 해 9월 15일부터 화웨이로의 모든 수출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화웨이가 TSMC 칩을 언제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번 사건은 수요가 절실한 칩에 대한 수출 통제가 기업이나 규제 당국 모두에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첨단 반도체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양의 첨단 칩을 자체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시사한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다. 작년 8월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 프로 60에 탑재된 7나노급 ‘기린 9000’ 칩도 SMIC가 생산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의 7나노급 반도체 양산 능력에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