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실적 점차 개선…LG이노텍, 시장 전망치 밑돌아
애플에 제품을 납품하는 LG 부품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공급량을 늘려가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LG이노텍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타격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23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적자가 이어졌지만 적자 폭이 점차 개선되는 반면, LG이노텍은 시장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매출은 821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사는 모바일용 등 소형 제품군의 출하 증가로 2분기 대비 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손실은 806억 원이다. 2분기 대비 14%, 지난해 3분기 대비 87.8% 개선됐다.
회사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로 체질이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매출 내 OLED 제품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6%포인트(p) 확대된 58%를 기록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3%,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33%,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6%, 차량용 패널 8%이다.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효과를 본 것이다.
LG이노텍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조6851억 원, 영업이익 1304억 원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LG이노텍 3분기 실적은 증권업계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577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3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전망치를 낮췄다.
애플은 두 회사의 실적과 모두 연결된다. 애플의 신제품 판매 부진은 LG디스플레이‧이노텍에 큰 타격이다. 지난달 새 아이폰 출시 후 첫 주 판매량은 3700만 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작의 같은 기간보다 12.7% 줄어든 수치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의존도가 특히 높다. 지난해 전체 매출 20조6053억 원 중 79.6%(16조4028억 원)가 애플에서 나왔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모델에는 LG이노텍의 주력 제품인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이 탑재됐다.
이노텍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되고, 반도체 기판, 차량용 통신 모듈의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향 패널 공급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아이폰16 시리즈에서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6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해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납품은 줄었지만, LG디스플레이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