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간 전망치 달성 어려울 듯”…기재부 “지켜봐야”
최상목, 美 출장 중 “내수·민생 대책 집행 가속” 지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진단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한은은 자체 전망치(2.4%)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반면, 정부는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전분기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확대하면 0.134%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던 전분기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러나 한은이 8월에 예상했던 3분기 GDP 전망치 0.5%를 크게 밑돌았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중심 IT품목과 자동차 수출이 주춤한 영향이 컸다.
한은이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2.4%다. 분기별(1분기 1.3%·2분기 -0.2%) 추이를 고려할 때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 GDP 증가율은 최소 1.2%를 넘어야 한다.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경기 사이클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경제전망 조정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은 다음달 28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자설명회에서 “3분기 전망치에 비해서 실적치가 낮게 나왔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만 생각하면 2.4%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들을 면밀히 체크해 다음달에 전망할 때 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 조정 여부에 대한 말을 아꼈다. 정부가 7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예상한 경제성장률은 2.6%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달성 가능 여부와 관련해 “4분기 성장 흐름과 경기 자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경기 여건을 자세히 짚어보고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필요하다면) 수정 전망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글로벌 교역량 등이 작년보다는 올해 나아진 게 분명하고 IT 업황 사이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세가 지속하지 않겠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지만 수출 여건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현지시각 23일 오후 10시 서울 영상연결을 통해 1급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간 발표한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3분기 국내총생산을 통해 나타난 부문별 동향과 함께 미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마련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