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23명, 첫 민사 단체소송 제기…피고는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
임금체불 피해직원 500여명…피해액 눈덩이
큐텐테크놀로지 무기한 휴업…큐텐도 식물상태
큐텐의 자회사 큐텐테크놀로지 직원들이 수개월째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자 회사를 상대로 첫 단체 소송을 걸었다. 밀린 급여만 10억 원에 달하는데, 이들 외에도 피해 직원이 수백여 명은 더 있어 피해액은 지금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큐텐테크놀로지 임직원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접수했다. 소송을 제기한 임직원은 총 23명으로 이들이 단체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의 자회사로 플랫폼 개발과 정산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다.
회사 회직 후에도 수일이 지났음에도 임금, 퇴직금, 미사용 연차 등 임금관련 비용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미지급 액수만 약 9억80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큐텐테크놀로지가 4대 보험료까지 미납해 일부 직원들은 전세자금 대출 거절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임금, 퇴직금 미사용 연차수당 등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며 “4대 보험료마저 회사의 미납으로 인해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큐텐테크놀로지는 즉각적으로 체불된 임금 채권을 지급하고 연체된 4대 보험료를 신속히 납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외에도 급여를 받지 못한 큐텐테크놀로지 직원이 더 있다는 게 문제다. 현재 오픈채팅방에 있는 피해 직원 수는 500여 명이다. 7월부터 급여가 밀린 것을 반영하면 피해액은 수백억 원 대에 달한다.
큐텐테크놀로지 직원 A씨는 “실업급여 받으며 3개월째 구직활동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어렵다보니 쉽지 않다”면서 “현재 1차 소송은 23명이지만 2차 소송도 계획돼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소송을 당한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과거 큐텐 일본 대표를 맡았던 인물로 2021년부터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를 맡고 있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의 통폐합된 재무 조직을 운영해온 기업이기도 하다.
큐텐의 자회사 직원까지 소송전에 뛰어들면서 큐텐 사태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큐텐테크놀로지는 무기한 휴업 상태인 데에다가 이번 사태 정점에 있는 큐텐은 결제 시스템이 마비돼 사실상 식물기업으로 전락했다.
큐텐 결제 시스템은 한 달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큐텐에서 상품 결제를 시도하면 ‘결제서비스 점검 중, 가능한 결제수단이 없다’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결제가 되지 않는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9월 말 큐텐에 결제 서비스 중단을 명령한 탓이다. MAS는 싱가포르 중앙은행 기능과 금융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결제 기능이 멈춘 상황에서 큐텐을 활용한 이커머스 사업 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상황이 악화일로인데 쉽게 해결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