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 국정 동력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마련이나, 이미 대통령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지고 여당 대표와의 갈등도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11월부터 난국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외교와 민생 소통 등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지율 회복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20%라는 성적표를 최근 받아들었다.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이 20%라는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갤럽이 22~24일 조사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1~23일 조사해 발표한 지지율도 22%(NBS)로 나타났다. 모두 각 조사 기준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부정 평가한 이유 1위로 ‘김건희 여사 문제’(15%)가 꼽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 최저점을 찍었던 9월 둘째주에도 김 여사 마포대교 도보 순찰 동행 등이 논란이었다. 당시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의대 정원 확대였으나, 명태균 씨의 폭로로 인한 파장이 일고 있었다.
대통령실도 현 지지율 추이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겠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나가고 앞으로 민생과 개혁과제에 더욱더 힘쓰겠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혁과제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전의 카드는 많지 않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나, 김 여사의 사과 그리고 특별감찰관 등을 고려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다. 더군다나 특별감찰관 임명의 경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어 당정 간 힘겨루기의 도구가 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초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예고됐다. 찬성파인 친한(친한동훈)계와 반대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전면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당정 일체의 모습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미 뇌관으로 자리잡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기대 이상의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난맥상을 뚫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그간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외교로 국정 동력의 회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20일부터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성사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민생과 관련해 대국민 기자회견 등 소통에도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윤 대통령의 다음달 4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NBS 조사는 휴대폰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