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업수·공모금액 감소…주요 지표 연초 대비 낮아져
미국 대선과 전쟁 확산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하반기 들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공모를 철회한 가운데, 또 다른 대어 더본코리아의 성적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한 4분기 IPO 시장 분위기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IPO 기업들(상장기업수 27개)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은 24.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4%에서 반토막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19.9% → 2분기 64.8%로 연초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가 상승률도 1분기 168% → 2분기 83.1% → 3분기 43.7%로 감소했다. 최근 5년 IPO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가 수익률 평균은 57%로 평균 밑돌았다.
IPO 3분기 주요 지표들은 연초 대비 낮아졌다. IPO 기업수는 전 분기 대비 12.9% 감소한 27개사로 집계됐고 공모금액 규모는 1조248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의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9월 IPO 규모는 618억 원으로 전월 2352억 원 대비 1734억 원(73.7%) 감소했다. 3분기까지 예비심사 청구 제출 기업 총 90개 가운데 심사철회 기업은 10여 개로, 6월 이후 하반기에 심사 철회 기업이 집중됐다.
오랜만의 코스피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케이뱅크는 부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지난달 공모를 철회했다. 가격과 물량을 조절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증시 악화로 철회한 바 있다. 코스피에 상장하려던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도 올해 4월 한국거래소의 심사 미승인으로 상장이 좌초됐다. 포스코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 과거 상장폐지 이력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케이뱅크와 같은 굵직한 대어들이 하반기 실종된 상황에서 이날부터 청약에 돌입하는 더본코리아가 얼어붙은 IPO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본코리아의 흥행 여부가 후속 대어인 SGI서울보증보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OTT 프로그램 및 한국 문화 확산으로 해외 신규 점포 성장 및 소스류 판매 증가,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낮아 오버행 이슈가 제한적인 점은 기대요인이나, 프랜차이즈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성 둔화 가능성은 과제로 꼽힌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공모주 시장은 IPO 기업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 공모가 밴드, 수익률 모두 2분기 대비 둔화된 수치를 보여줬다”며 “그러나 다수 기업이 수요예측을 대기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재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