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총알받이?...“정보수집만으로도 이득”

입력 2024-10-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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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신병...총알받이용 부대 가능성 높아
“소모용 병력 먼저 보내 정보 수집”
우크라 당국, 북한군 전선 투입 임박 관측도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연합뉴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군인들이 최정예부대가 아닌 징집 초기의 ‘총알받이’ 병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과 정보당국의 분석을 살펴보면 북한 파병 군인들이 10대에서 20대의 신병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군 전문가들은 파병된 군인들이 북한 전역에 만연한 빈곤으로 비교적 키가 작고, 체격이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파병한 부대가 우리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유사한 성격의 11군단이라고 추정했다. 11군단은 소위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산악 지형에서 암살과 기반시설 파괴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평원에서 벌이고 있는 참호전에는 부적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파병된 군인들은 앳된 얼굴의 신병들로 북한을 떠나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크며, 낡은 재래식 군사 장비를 운용해본 경험에서 그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들은 파견한 것은 단순한 병력 낭비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소모용 병력을 먼저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파병에 대한 주변국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퍼시픽포럼의 제임스 J.B. 박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소모용 병력을 먼저 보냄으로써 러시아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내부 반응을 가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추가 파병 요청이 있거나, 김 위원장 스스로 북러 협력 강화를 위해 추가 파병을 결정할 때 숙련된 군인들을 보내기 위한 가늠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 군인들이 현장에서 보고 듣는 정보만으로도 엄청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러시아군이 현장에서 드론과 첨단 무기를 운용하는 것을 관찰해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와 미사일을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북한군이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쿠르스크 전선에서도 북한군은 아직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전 투입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달 3일 북한군이 전장에 배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자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러시아가 파병 온 북한군을 민간 트럭에 실어 최전선으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북한군이 최전선에 투입되면 이들은 ‘궤멸 지역’으로 여겨지는 살상 가능 지역에 배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알거나 인근 지역 점령을 위해 무작정 교전 지역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우크라이나 정찰병이나 드론에 의해 사살된다.

북한군까지 전선에 투입될 경우 2년 넘게 이어져 온 분쟁이 더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WSJ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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