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 최장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에서 벗어나면서 3%대 반등했다.
2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3.94%) 오른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65%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등을 이끈 건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91억9200만 원 순매수했다. 34거래일 만의 순매수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33거래일 동안 총 12조4929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4400원에서 5만5900원으로 24.9%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44조1518억 원에서 333조7108억 원으로 110조4410억 원 증발했다.
이날 대만 언론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에 포함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정식 공급망에 포함되진 않았고, 엔비디아가 물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활용하는데 그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공급 조건부 승인 소식 때문인지 그동안 팔 만큼 많이 팔아서인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냉랭했던 태도를 조금이나마 꺾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수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외국인이 34거래일 만에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 전환했다"며 "9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거의 두 달 만에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큰 추세 변화보다는 저가 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도 나온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사는 대신 그동안 많이 샀던 SK하이닉스를 순매도 1위 종목으로 올렸는데, 반도체 전체의 상승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며 "엔비디아향 HBM 퀄 테스트 통과 등 모멘텀이나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이 나와야 연속성 있는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이달 31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과 내달 1일 창립기념일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