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안에 웨이브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는 아직까진 합병안에 동의의 뜻을 나타내지 않은 상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KBS·MBC·SBS 등은 최근 티빙과 합병 관련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한 KT의 콘텐츠·미디어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 측은 아직 합병안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이번 합병에 선뜻 찬성하지 못하는 이유로 자사 인터넷TV(IPTV)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KT의 기업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약 942만 명으로 947만 명이었던 지난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OTT가 미디어 트렌드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합병이 통과되면 IPTV 수익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KT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며 검토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KT가 합병안에 최종 동의하면 티빙과 웨이브는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사는 올 상반기 내 본계약 체결을 시도했지만, 합병비율·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분담 등에서 의견이 갈리며 협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됐다.
업계에서는 본계약 체결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합병 법인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가 이번 합병을 통한 사세 확장·공중파 콘텐츠 독점 제공 등으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는 토종 OTT 사업자의 탄생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