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안 본회의 자동부의 폐지법’(국회법 개정안)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할 것을 예고하자 “국회후진화법”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겸 운영위원장에게 촉구한다. 국회법 단독 강행 처리를 지금이라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예산안 본회의 자동부의제도는 위헌적이고 상습적인 예산안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해 여야 합의로 지난 2012년에 입법한 국회선진화법의 핵심 내용”이라며 “예산안 자동부의제도 폐지는 사실상 ‘국회후진화법’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사실상 헌법상의 예산안 처리 시한인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 처리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실상 ‘위헌적 법안’”이라고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11월 30일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하게 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예산안과 부수 법안은 심사를 마치지 못해도 자동 부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추가했다.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장은 “민주당의 이러한 위헌적 의도대로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가 폐지된다면 예산안 처리가 헌법 시한을 넘겨 연말 또는 그 이후까지 지연될 것이고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지연을 무기로 막대한 포퓰리즘성 현금 살포 예산을 끼워 넣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아가 중앙정부의 정상적인 예산 집행 지침 준비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광역·기초의회의 지방예산 심사 기간까지 축소해 결국 정상적으로 새해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여러분께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처럼 민주당의 예산안 자동부의제도 폐지 등 위헌적 행태는 ‘국회후진화법’이자 ‘국가 예산 마비 시도’이고, 사실상 ‘신종 이재명 예산 방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 폐지 등 ‘신종 이재명 예산 방탄’ 행태에 대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따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야당이 예산안 자동부의제 폐지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행사되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