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금융회사를 옮길 수 있게 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고객 잡기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400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들은 ‘안전 지향 성향’을 고려해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고, 수익률을 앞세운 증권사들은 영토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금융사) 44개 중 37개사에서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시작됐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는 기존에 가입한 상품을 팔거나 중도에 해지할 필요 없이 다른 금융회사(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로 퇴직연금을 옮길 수 있도록 한 금융 서비스다.
증권사들은 수익률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별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보면, 증권이 7.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은행(4.87%) △손해보험(4.63%) △생명보험(4.37%) 순이다. 고용노동부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로 꼽았다.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된 NH투자증권은 ‘편리한 연금 솔루션 서비스’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고객의 마음을 잡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통합연금자산, 연금준비진단, 연금목표모니터링, 연금상품픽(PICK), 연금수령체험 등 차별화된 퇴직연금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증권업계 최초로 도입한 연금준비진단과 연금수령체험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출시 후 누적 이용자가 403만 회를 넘었다.
연금준비진단 서비스는 현재 연금자산 현황을 파악하고 은퇴 후 희망하는 연금액을 받을 수 있을지 진단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연금수령체험 서비스는 지금까지 모은 모든 연금자산을 대상으로 절세를 고려한 수령방법을 추천하고 맞춤형 절세 포인트와 예상 세금, 세후 연금수령액까지 비교해준다. 출시 후 이들 서비스는 누적 이용자 403만 회를 넘었다.
증권사들은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 등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계좌까지 넓혔다. NH투자증권은 은행 정기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과 공모펀드 상품 라인업을 증권업 최대 수준으로 확보했다. 실시간 투자 가능한 ETF 상품 라인업은 727개에 달한다.
RA 서비스도 증권업계가 강조하는 강점 중 하나다. 미래에셋증권의 RA 서비스는 가입 시점, 매매내역, 계좌잔고 현황에 따라 고객에게 다른 포트폴리오가 적용돼 맞춤화된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개발한 RA ‘키스라’를 적용해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NH투자증권도 차트분석 AI 서비스를 통해 퇴직연금 ETF 실시간 매매를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 도입되는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