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T리서치는 15일 현대퓨처넷에 대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현대홈쇼핑이 공개매수를 통해 현대퓨처넷 지분 100%를 확보한 후 합병될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아래오 '현대홈쇼핑 – 현대퓨처넷 – 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유 중이다.
먼저 공개매수 합병 방안이 유리한 이유로는 재무 안정성을 들었다. 100% 지분 확보에 현대홈쇼핑이 현금 약 2000억 원 이상을 사용해도 합병 후에는 현대퓨처넷이 보유한 4500억 원 이상의 풍부한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을 현대홈쇼핑이 직접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현대바이오랜드 매각’을 통한 합병을 선택할 경우 앞서 투자 실패와 헐값 매각 논란으로 현대퓨처넷 주주들과의 법적 다툼에 대한 부담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8월 현대퓨처넷(옛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현대바이오랜드(구 SK바이오랜드)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 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4년이 흐른 현재 현대바이오랜드의 시가총액은 인수 당시 대비 70% 감소한 1277억 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 실패로 인해 무려 844억 원이 증발했고, 장내매수로 지분을 더 늘렸기 때문에 실제 손실액은 더 크다.
CTT리서치는 "이런 상황에서 현대바이오랜드를 헐값 매각하게 된다면 현대퓨처넷의 주주들로부터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될 부담이 클 것"이라며 "현재 가장 깔끔하게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은 공개매수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진 상장폐지까지 필요한 지분이 16.45%로(상장폐지요건 95% 이상 지분필요)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매각보다 공개매수가 유리한 부분이다. 현대퓨처켐의 지분 78.55%(현대홈쇼핑 50.0%, 현대쇼핑 11.32%, 현대백화점 11.3% 현대지에프홀딩스 5.93%)를 확보한 상황에서 자진상장 폐지 요건을 충족하는 95%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적 여유가 3달 반밖에 남지 않았지만, 공개매수를 시행할 수 있는 횟수는 한 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대퓨처켐으로서는 한 번의 공개매수만으로 16.45% 지분 확보에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 4월 현대홈쇼핑, 11월 11일 현대이지웰의 추가 지분 취득을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공개매수가는 전일 종가 대비 각각 20%, 15.7%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CTT리서치는 "앞선 두 번의 경우와 달리 현대퓨처켐을 공개매수 하게 된다면 임박한 데드라인과 한 번에 성공해야하는 이유로 공개매수가를 높게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현대퓨처넷과 현대홈쇼핑만 현대지에프홀딩스 내 상장사 중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에서 제외된 점도 공개매수를 택할 가능성을 키운다.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바이오랜드는 모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및 방안을 공시했다.
CTT리서치는 이들 기업이 밸류업 발표에서 제외된 이유로 "현대홈쇼핑은 현대퓨처넷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에 주주환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현대퓨처넷 역시 밸류업 발표로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공개매수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기에 공개매수 후 최종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밸류업 발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홈쇼핑은 1조3000억 원, 현대퓨처넷은 1680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다. 이처럼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두 회사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입장에서 유리한 전략임에도 발표하지 않는 것은 공개매수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추가 근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면서 "최근 현대퓨처넷의 주가 하락은 공개매수를 할 때 매수 금액이 줄어들게 되어 현대홈쇼핑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업무 처리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 있기에 주가의 흐름과 상관없이 늦어도 이달 중 공개매수 또는 매각 중 한 가지 방법으로 결정을 낼 것"이라며 지속적인 관심을 권고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이에 대해 "현대퓨처넷의 공개매수 계획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