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알리바바 등 해외 교육산업서 활용되는 AI 교과서 [AIDT 교실혁명 성공할까]

입력 2024-11-20 14:53수정 2024-11-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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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립학교, '교사 없는' AI 교실 도입
일본 교육부, 종이·디지털교과서 통합 모색

AI 디지털교과서(AIDT)가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되는 가운데 미국 구글과 중국 알리바바 등 해외 유수 기업에서도 학교 현장에 AI 교육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추세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AIDT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적절한 교육 콘텐츠와 함께 학생들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미국 구글은 최근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AI 기회 펀드’의 일환으로 AI 교육에 25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ERIS 제공)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은 최근 사회공헌 기관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AI 기회 펀드(AI Opportunity Fund)’의 일환으로 AI 교육에 대해 25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에듀테크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초·중·고교 및 대학교의 학생과 교사 50만 명 이상에게 AI 활용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AI 교육산업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중옌푸화(中硏普华)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AI 교육 시장 규모는 약 7993억 위안(약 1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플라이텍', '텐센트 클래스', '알리바바 클라우드 교육', '바이두 스마트 클래스' 등 대형 기술 기업 등이 기술력과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AI 교육 분야에서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AI 교육을 정규 수업에 본격 도입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상하이의 홍코우구 취양 제4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 학생들에게 AI 기초 과정을 제공해 기본 개념을 배우도록 하고,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AI 응용 과정을 도입해 실생활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학습하도록 한다.

▲올해 중국 AI 교육 시장 규모는 약 7993억 위안(약 1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ERIS 제공)

영국에서는 지난 9월부터 교사가 없는 AI 교실이 도입되기도 했다. 런던의 사립학교인 데이비드 게임 컬리지(David Game College)에서는 만 15~17세의 GCSE(중학교 과정 평가)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교사가 없는 AI 교실 프로그램인 'Sabrewing'을 도입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교사 없이 AI 기반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별로 고도로 개인화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본의 경우 도야마현 아사히정 교육위원회에서는 지난 6월부터 아사히 중학교 영어 수업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학생들은 태블릿 장치를 활용해 화면 속 로봇과 대화하며, 장치에 탑재된 챗GPT 서비스를 활용해 적절한 영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본인 학습 상황에 맞게 영어 회화 능력을 익힌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지난 9월 디지털 교과서의 사용 방안을 검토하는 중앙교육심의회의 작업부회의 첫 회의를 열고,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 통합해 사용할지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지난 9월 디지털 교과서의 사용 방안을 검토하는 회의를 열고,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 방안에 착수했다. (KERIS 제공)

대만에서는 최근 글로벌 교육 기술 솔루션 브랜드 '뷰소닉'이 AI 교과서를 위한 백서를 발표하고 대만 주요 교과서 출판사와 협력해 AI 교과서를 출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AI 교과서는 퀴즈를 즉시 설계, 활용하고 학생들의 점수를 바로 매길 수 있으며 학생들은 실시간 맞춤형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정부 주도로 교사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한 AI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지난 8월 호주 정부는 8개의 서호주 초·중등학교 등이 참여하는 AI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자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토니 부티 서부 호주 교육부 장관은 이와 관련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임으로써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길 원한다"면서 "이 새로운 프로그램이 교사들을 지원하고 업무량을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이주호, AI 디지털교과서 의지 재확인…"세계적 흐름 틀림없어"

다만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AIDT 도입을 철회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서는 유치원생 등 유아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스웨덴 사례 같은 경우 유아교육이나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를 못 쓰게 한다는 건데, 우리는 초3 이상을 대상으로 보급을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서 "그 나이 때는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디지털 활용 교육은 전 세계적 흐름인 만큼 정부는 AIDT 추진 의지를 다시 강조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세계적인) 전체 흐름은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를 많이 학교에서 활용하는 쪽으로 가는 건 틀림이 없다"며 "한국 위치는 그동안 뒤쳐져 있었지만 AIDT를 통해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AI 교육 적절 활용되려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정서 필요”

AIDT 등 AI를 활용한 교육이 적절하게 이뤄지려면 학교에서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원장은 "디지털 기기를 도입하는 것과 콘텐츠를 도입하는 걸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그냥 수업에 쓰라고 디지털 도구만 주는 경우에는 기기를 다른 의도로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장은 "디지털 도구는 가치 중립적이다. 잘 쓰면 좋고, 잘못 쓰면 게임중독이나 과의존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역량은 미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량일 텐데, 기기를 활용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AIDT를 도입하면 말 그대로 개별 학습이 가능해지는 등 장점이 있다"면서 "디지털 기기 중독 등과 관련한 문제는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올바른 사용법을 교육시키고 매 시간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DT와 함께 학생들이 필기도구와 노트를 함께 사용하도록 하면서 손을 계속 쓰도록 해 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교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충분히 감안해 시간을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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