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 재건축 · 왕십리 뉴타운 학군프리미엄 '날개'
강동구의 경우 배재고 등 과거 명문 고교가 강남개발에 따라 자리를 옮겨 정착한 뒤 강남권에 비해서도 낮지 않은 학군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강동구를 비롯한 동부권은 강남 송파지역의 이른바 '8학군'의 강세에 따른 후광효과를 톡톡히 입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동부권에서는 이번 자율형 사립고 선발에서 지정된 고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지역에서는 우선 강동구의 기존 명문고인 배재고가 새롭게 자율형 사립고로 선정됐으며, 성동구에서 한양대사대 부속고등학교가 자율고 선정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광진구와 중랑구 등은 한 곳의 자율고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기존 광진구 광장ㆍ자양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학군 프리미엄이 주변 주택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덕동 재건축, 왕십리 뉴타운에 학군프리미엄 가세
자율고로 선정된 배재고 주변 강동구 고덕동, 명일동, 상일동 일대는 최근 재건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고덕주공단지가 집결해 있다. 현재 공사 중인 1단지를 비롯해 재건축이 추진 중에 있는 주공2단지, 그리고 재건축 기대 단지로 관심을 모으는 주공5단지 등이 위치해 있다. 일반아파트로는 명일 신동아와 삼익그린, 고덕상록 등이 있으며, 중층 단지들인 이들 아파트들도 재건축 연한을 얼마 남겨 놓지 않아 자율고 학군 프리미엄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변으로는 5대 저밀도 재건축 단지 중 하나로 이미 재건축을 완료한 옛 강동시영단지 롯데캐슬과 암사현대홈타운 등이 있다.
7월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이 일대 재건축 단지의 강세는 자율고 지정에 따른 학군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저층 단지로 재건축 수익성이 높은 고덕주공 외에 명일 신동아와 삼익그린 등 중층 단지들도 7월 이후 한달 새 전 주택형에 걸쳐 500만~1000만원 가량 오르며 강남권 상승세에 동참했다.
성동구 사근동의 한대부고도 자율고 선정에 따라 금호, 옥수, 응봉동 등 한강 조망 지역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성동구 주택시장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측된다.
성동구 일대는 인근 광진구에 비해 학군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약했던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새롭게 조성되는 왕십리 뉴타운은 자율고 선정에 따른 학군 프리미엄도 함께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율고 선정에 따른 집값 상승세는 아직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왕십리 뉴타운의 강세에도 자율고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는 게 현지의 이야기다. 왕십리 뉴타운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왕십리 주변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자율고 선정에 따른 상승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전세 문의 중 자율고에 따른 학군 위상 변화를 묻는 수요자도 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통의 교육중심지 광진, 자율고 없어 위상 변화 예상돼
한대부고 주변은 마장동 금호어울림을 비롯해 마장 현대, 신성미소지움 등이 인근에 있다. 마장동 일대는 청계천 조망도 가능해 청계천 복원공사가 완료된 2005년 이후 인기 아파트 단지로 발돋움해 있는 상태다.
이번 자율고 선정에 제외된 광진구는 학군 프리미엄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간 광진구는 외국어고등학교 중 최고로 평가되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가 소재해 있는데다, 구의, 광장동 일대에 90년대 후반 새롭게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하면서 강남에 못지 않은 학군 프리미엄을 누린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에 따라 학군에 관한 한 광진구가 일정부분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만큼 동부권의 학군 중심이 강동구와 성동구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목 부동산연구소 양은열 소장은 "대원외고가 서울 외고 중 최고의 학교로 인정 받으며 광진구는 강남과 목동에 버금가는 학군 프리미엄을 갖게 됐다"면서 "하지만 자율고 선정에 실패하면서 학군 프리미엄은 동일 생활권 내에서는 성동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송파, 강동구의 학군 수요 확보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