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불황 속 창업, 이렇게 성공했다

입력 2009-12-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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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속에도 철저한 준비와 반짝이는 아이템을 앞세워 창업에 성공해 주위를 부럽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간판 바꿔 다는 리모델링 창업으로 위기를 탈출, 점심 메뉴 강화와 배달 서비스 등으로 매출 다각화를 이룬 창업 성공 사례 등을 모았다.

◆ '위너스치킨' 거여점 최형환 사장..."경험 살리되 트렌드 맞춰라"

▲위너스치킨
오븐구이치킨전문점 '위너스치킨' 거여점의 최형환(49) 사장은 유명 치킨 브랜드에 5000만원을 투자해 33㎡ 규모의 점포를 열었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같은 브랜드 기존 가맹점이 이미 영업을 하고 있던 지역 부근에 새로 점포를 냈던 것.

"처음엔 몰랐는데 장사를 시작하고 보니 동일 영업권 내에 이미 다른 가맹점이 있더군요. 우리 점포에게 할당된 영업지역은 다른 가맹점에 비해 1/3도 정도 밖에 안 되더라고요"

또 주변에 피자나 족발 등 배달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후라이드치킨 하나로 경쟁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열심히 하면 인건비는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운영을 계속했지만 매출은 점점 떨어지고 수익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원재료비,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이런 저런 비용을 제하고 나니 나중에는 내 손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다 싶었죠" 결국 그는 2년 계약 기간도 다 못 채우고 1년 반 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새로운 아이템 물색에 들어갔다. 기존에 쌓은 경험으로 치킨전문점을 계속하는 게 나을 것으로 판단,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오븐구이 치킨이었다.

고온의 증기를 이용한 '스팀샤워' 방식으로 구워 기름기를 쏙 뺀 오븐구이 치킨은 살찌는 음식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특히 어린이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국내산 통마늘을 통째로 갈아 넣은 '갈릭화이트치킨', 건강에 좋은 강황을 넣어 만든 '카레옐로우치킨', 쌀떡볶이와 치킨의 매콤한 만남 '떡볶이레드치킨' 등 특색 있는 3가지 메뉴를 입맛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다.

최 사장은 "한 번 맛을 본 손님들은 꼭 다시 오븐구이 치킨을 주문하는 데다 메뉴가 다양해 신규 수요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브랜드 교체 후 세 달 정도 지났는데 일평균 매출은 종전에 비해 30%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의 재창업에 들어간 비용은 오븐구이 기기를 새로 들이고 인테리어와 설비를 조금 고치는 데 든 800만원이 전부였다. 주방기기나 집기는 대부분 그대로 사용했고 간판은 본사에서 무상으로 지원 받았다.

재 오픈 후 홍보는 필수. 최 사장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평일에는 500장, 금요일에는 1500장의 홍보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며 "종전에 비해 영업지역이 3~4배 정도 넓어진 만큼 적극적인 홍보로 가게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33㎡ 점포에서 월평균 1800만에서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여기서 제반 비용을 제하고 나면 600~7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최 사장은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점포 운영자들에게 "이전 사업 경험을 살릴 수 있으면서 요즘 트렌드에 맞고 성장기에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 '원할머니보쌈' 남영점 이경란 사장..."창업 전 가맹점 경험 쌓아라"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서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49) 사장은 지난 2005년 11월 원할머니보쌈을 창업해 4년째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이 자신의 첫 창업 아이템으로 보쌈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창업 전 다른 원할머니보쌈 가맹점에서 4년간 일을 하면서 보쌈전문점의 수익성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검증한 것도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때부터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예비창업자의 자세로 일을 했다. 식자재 입출고에서부터 재고관리, 가맹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그 전까지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까지 꼼꼼히 배우려고 노력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대해 신뢰를 가진 상태에서 가맹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주위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본사 선택에 신중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원할머니보쌈의 경우 4년 동안 일을 하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본사의 건전성이나 가맹점 지원, 관리 등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주력 매출 시간대인 저녁은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흡수해 점심 시간대에도 매출을 올리고 근처 주택가 가족 수요를 겨냥한 배달 서비스로 매출을 다각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

"점포를 열고나서 근 1년 동안은 점심 장사가 거의 안 됐어요. 저녁에 매출이 나오니까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하면 점심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가 선택한 것은 반찬 전략. 반찬 가짓수를 늘려 잡다하게 늘어놓는 대신 계란말이, 부침개 등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들로 일주일치 식단을 짰다. 보쌈정식, 검은콩순두부, 버섯육개장 등 경쟁력 있는 점심 메뉴에 반찬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니 금세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점심 손님과 저녁 손님간의 '호환성'이 크다는 것도 장점. 점심 손님은 잠재적인 저녁 손님이 되고 저녁 손님은 반대로 잠재적인 점심 손님이 되는 셈이다.

배달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매출 다각화 전략이다. 최근 집에서 간단히 외식 분위기를 내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다.

주말에 배달 주문이 많은 만큼 금요일에 집중적인 전단지 배포 등으로 홍보 효과를 높였고 배달 전용 용기에 고기, 김치, 야채 등을 각각 담아 정갈하면서도 근사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매출 확대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보쌈류와 족발 그리고 새싹쟁반무침면 등 모든 주력 메뉴에 인공화학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쌈이라는 음식 자체가 건강지향적인 음식인데다 인공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한 웰빙 음식에 정성어린 서비스로 손님들이 다시 찾고 싶은 점포를 만든 덕분에 최악의 경기 불황이라는 요즘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달 매출은 8000만~9000만원 선, 여기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감가상각비 등 제반 비용을 모두 제하고 나면 1800만~20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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