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 차관 '태양광' 발언을 곱씹으며

지난 7일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대표 재생에너지 산업인 태양광에 대해 자기소신을 이 같이 밝혔다. '王차관' 또는 '실세차관'이라 불릴 만큼 수뇌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태양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태양광산업은 녹색성장 이슈의 부각으로 차세대 대체에너지로 각광받았으나 정부의 자원 개발을 총괄하는 실세가 부정적인 한마디로 인해 문제가 일파만파 퍼져 나가고 있다. 다음날 코스피, 코스닥시장에서 관련주들이 급락하는 등 파장이 확대됐다. 급기야 지경부는 박 차관의 이같은 발언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지경부는 "절대 태양광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나대지가 훨씬 좁고, 여기에 태양광을 많이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건물 외벽이나 옥상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정책의 방향타를 쥘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에 태양광산업을 바라보는 이 정부의 어두운 인식을 적나라하게 훔쳐본 느낌이다.

산업계는 "태양광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할 차관이 제대로 업무파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언을 하고있다"며 "이 정부가 태양광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단적으로 알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와 박차관이 지속적인 연구·개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동시에 정부가 조금만 더 신경 써준다면 태양광이 풍력 못지않는 효자 수출상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차관의 발언은 아직 지경부의 업무파악이 안된 상황에서 실언을 한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실언으로 인해 그 영향은 오래 남고 여파는 클 수 있다. 정부의 자원 개발을 총괄하는 실세라면 더 깊게 고민해 발언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굳이 돌에 맞아 죽은 개구리 얘기는 하지 않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