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한다.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거나 머리가 띵한 느낌 또는 균형이 잡히지 않는 것 같은 불안정한 현상 등을 말한다. 흔히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이나 허약해진 몸을 먼저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40대 초반의 주부 김보경씨도 며칠 전부터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일시적인 빈혈이려니 했다가 증상이 계속되자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걱정 돼 병원을 찾은 그녀의 진단결과는 ‘이석증’이었다. 실제 어지럼증은 머리가 아닌 내이(內耳)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80% 가까이 된다. 특히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 기관의 돌가루(이석)가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이석증이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증상이 가라앉는다.
이석증은 귀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검사 후 이석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석증이 맞다면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간단한 물리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석이 반고리관의 팽대부릉정에 부착돼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부착된 이석이 유리돼야 함으로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명동연세소리이비인후과 유신영 원장은 “귀로 인한 어지럼증은 원인과 병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면 다른 원인의 어지럼증과 달리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지럼증 검사가 가능한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술 취한 것처럼 어지러우면 ‘전성신경염’ 의심=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가 없어지는 전정신경염(前庭神經炎)이 생겨도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정신경염에 걸리면 어느 날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주위가 빙빙 돌고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지속된다. 또 자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난청, 이명, 구토까지? 메니에르병=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의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나타나는데 난청이나 이명(귀울림), 구토 등을 동반한다. 심한 어지럼증이 몇 십분에서 몇 시간 동안 지속되며 수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반복해서 나타난다.
귀의 구조적 이상, 염증, 호르몬이상, 유전 등을 원인으로 꼽기는 하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귀가 먹먹한 느낌, 청력감소 등이 나타나게 된다.
한쪽 귀 또는 양쪽 모두에서 액체로 귀가 꽉 찬 듯한 압박감이 느껴져 환자가 심할 경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메니에르병은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환자의 상태, 치료방향 및 예상되는 치료결과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치료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내림프액의 양을 감소시키기 위해 염분의 섭취를 제한하고 가능한 싱겁게 먹도록 식이요법을 권장한다.
어지럼증 및 난청 정도에 따라 상태가 경미한 경우에는 상담치료를 통해 경과 관찰만으로도 회복되는 경우가 있으며 약물치료로는 이뇨제와 혈액순환제 등의 약물을 수개월 이상 복용하게 되는데 약 70~80%에서 치료가 된다. 유 원장은 “무엇보다 안정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바꾸는 것도 어지럼증을 예방하는 동시에 완화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 귀에서 오는 어지럼증 의심!
- 가만히 있어도 눈을 뜨면 주위가 빙글 빙글 돈다
- 고개를 움직이면 어지럽다
- 어지러우면서 속이 메슥거리고 토할 것 같다
- 몸의 중심이 잘 안 잡히고 비틀거린다
-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
- 어지러우면서 귀가 잘 안 들린다
- 어지러우면서 귀에서 소리가 난다
- 어지러우면서 귀가 꽉 막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