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이야기]갑자기 어질어질… 귓속부터 살피세요

입력 2010-10-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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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한다.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거나 머리가 띵한 느낌 또는 균형이 잡히지 않는 것 같은 불안정한 현상 등을 말한다. 흔히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이나 허약해진 몸을 먼저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40대 초반의 주부 김보경씨도 며칠 전부터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일시적인 빈혈이려니 했다가 증상이 계속되자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걱정 돼 병원을 찾은 그녀의 진단결과는 ‘이석증’이었다. 실제 어지럼증은 머리가 아닌 내이(內耳)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80% 가까이 된다. 특히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 기관의 돌가루(이석)가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이석증이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을 느낀 환자가 이비인후과에서 안진검사를 받고 있다. 이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이어케어네트워크
◇어지럼증의 가장 큰 원인 ‘이석증’=귀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럼증의 원인 중에서 귓속의 돌(이석)이 떨어져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귓속의 세반고리관과 전정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한다. 이러한 전정내부에는 조그마한 돌가루(이석)가 쌓인 층이 있는데 이곳의 돌가루가 떨어져 나와 귀를 돌아다니면 평형기능의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증상이 가라앉는다.

이석증은 귀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검사 후 이석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석증이 맞다면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간단한 물리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석이 반고리관의 팽대부릉정에 부착돼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부착된 이석이 유리돼야 함으로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명동연세소리이비인후과 유신영 원장은 “귀로 인한 어지럼증은 원인과 병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면 다른 원인의 어지럼증과 달리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지럼증 검사가 가능한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술 취한 것처럼 어지러우면 ‘전성신경염’ 의심=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가 없어지는 전정신경염(前庭神經炎)이 생겨도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정신경염에 걸리면 어느 날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주위가 빙빙 돌고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지속된다. 또 자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은 대부분 심한 감기를 앓고 난 뒤 갑작스레 발병하며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고 있다. 급성기에는 어지럼증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그 이후에는 증상에 따라 전정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를 실시한다. 치료를 받을 경우 일반적으로 6주가량이 지나면 어지럼증이 없어진다.

◇난청, 이명, 구토까지? 메니에르병=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의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나타나는데 난청이나 이명(귀울림), 구토 등을 동반한다. 심한 어지럼증이 몇 십분에서 몇 시간 동안 지속되며 수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반복해서 나타난다.

귀의 구조적 이상, 염증, 호르몬이상, 유전 등을 원인으로 꼽기는 하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귀가 먹먹한 느낌, 청력감소 등이 나타나게 된다.

한쪽 귀 또는 양쪽 모두에서 액체로 귀가 꽉 찬 듯한 압박감이 느껴져 환자가 심할 경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메니에르병은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환자의 상태, 치료방향 및 예상되는 치료결과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치료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내림프액의 양을 감소시키기 위해 염분의 섭취를 제한하고 가능한 싱겁게 먹도록 식이요법을 권장한다.

어지럼증 및 난청 정도에 따라 상태가 경미한 경우에는 상담치료를 통해 경과 관찰만으로도 회복되는 경우가 있으며 약물치료로는 이뇨제와 혈액순환제 등의 약물을 수개월 이상 복용하게 되는데 약 70~80%에서 치료가 된다. 유 원장은 “무엇보다 안정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바꾸는 것도 어지럼증을 예방하는 동시에 완화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 귀에서 오는 어지럼증 의심!

- 가만히 있어도 눈을 뜨면 주위가 빙글 빙글 돈다

- 고개를 움직이면 어지럽다

- 어지러우면서 속이 메슥거리고 토할 것 같다

- 몸의 중심이 잘 안 잡히고 비틀거린다

-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

- 어지러우면서 귀가 잘 안 들린다

- 어지러우면서 귀에서 소리가 난다

- 어지러우면서 귀가 꽉 막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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