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한국에서만 유독 비싼데 가격차이가 최대 100만원까지 난다. 명품업계 관계자들 조차도 한국 가격이 더 비싸다고 인정할 정도니 한국 소비자들은 명품업계의 ‘봉’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국내 제품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최대 100만원 이상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은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550만원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긴자거리 명품거리에서는 38만엔으로 약 539만원에 팔리고 있어 11만원 차이가 난다. 프랑스 몽테뉴거리의 명품숍에서는 2820유로, 환산하면 약 438만원으로 한국보다 112만원이 저렴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명품숍에서는 418만원대에 팔리고 있어 132만원이 싸다.
호주 시드니 중심가에 있는 허슬레어거리 명품숍에서도 491만원으로 약 59만원 저렴하고 홍콩과 이탈리아에서도 각각 51만원, 99만원이 싸다.
샤넬 측은 국내 가격이 유독 비싸냐는 질문에 대해 가격과 관련해서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게 회사방침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루이비통도 마찬가지다. 대표 베스트셀러 모델 ‘갈리에라(GM)’는 국내에서 227만5000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각각 45만원, 77만원 저렴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과 홍콩, 호주는 40만원, 34만원, 21만원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물가를 반영해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일뿐”이라며 유독 비싼 이유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구찌 스트럽백도 국내에서 358만원에 팔리고 있는 반면 미국과 프랑스가 각각 100만원, 86만원 싸게 팔리고 있다. 홍콩과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도 67만원, 90만원, 78만원, 45만원 저렴했다.
구찌 관계자는 “국내 구찌 판매가격이 다른나라보다 비싼 이유는 대부분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에 유통수수료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유통구조에 기인한다”며 “대부분의 백화점 입점 브랜드가 (수수료 반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는데 너무 명품만 부각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똑같은 제품인데 유독 한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으로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국내 유통구조와 한국소비장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국내에서는 명품이 일반화됐다”며 “제품을 사고자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명품업체가 가격을 높게 설정하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한국 소비자들을 ‘봉’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는 유통구조도 명품가격거품에 일조한다는 게 업계 측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대부분 백화점에 입점되어 팔리는 유통구조를 지녀 수수료도 만만치 않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똑같은 제품이 100만원 이상 차이나는 것을 두고 단순히 수수료로 몰고 가는 명품업체의 해명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