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맞으러 찾아간 무창포의 3월, 저 앞 석대도까지 1.5km S자 곡선
봄이 되니, 바다가 길을 열어주었다.
나는 그렇게 너에게로 간다.
주말을 맞아 봄을 맞으러 나간 무창포의 바람은 매서웠다. 턱밑까지 찾아온 봄은 북쪽에서 내려온 매서운 바람에 잠시 주춤했다. 사람들로 가득한 봄 바다를 기대했으나 파도가 거친 바다에는 오로지 갈매기만이 갯벌 속 풍부한 먹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매서운 바람도 바다가 열어주는 길을 보려는 사람들의 바램을 무시하지는 못했다. 서서히 물이 빠지기 시작한 무창포해수욕장과 석대도 사이의 1.5km에 이르는 'S'자 모양의 바닷길이 열리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마치 자연이 만들어 놓은 레드카펫과도 같은 그 길을 모두 뽐내듯이 걸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자연 실습장을 찾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갈매기만이 가득하던 그 바다를 가득 채웠다. 학창 시절에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조수간만의 차를 직접 확인하는 아이들의 눈은 빛났다. 손이 빠른 가족들은 바다가 열어준 천혜의 갯벌에서 조개를 캤다. 조개는 많지 않았지만 바다가 열어준 그 길에서 새로운 생명을 만나는 기쁨은 모든 가족들의 바구니에 가득히 담겼다.
한편 바닷길은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위치 변화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조석현상에 의해 만들어진다. 바닷길은 매월 2~6일 하루에 1~2회, 겨울에는 낮에, 여름에는 주로 밤에 나타난다. 그리고 무창포 홈페이지(www.moochangpo.net)에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다가 가장 힘을 쓰는 백중때를 맞춰서 방문하면 바다에 숨겨진 길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