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음원가격 동결…제 값 받아 저작권자에 돌아가야
“음원 무제한 정액제로 인해 한 달에 1곡을 듣는 사람과 500곡을 듣는 사람이 똑같은 돈을 내고 있고 히트작을 내도 음원 권리자에게 돌아가는 돈이 많지 않습니다. 이미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체감 적으로 너무 쌉니다.”
양정환 대표는 벅스가 네오위즈인터넷에 인수되고 맥스MP3가 엠넷미디어에 흡수되는 등 음악서비스 사이트들이 대기업에 매각되는 동안 10년이 넘도록 유일하게 살아남아 소리바다를 운영해오고 있다. 그 원동력은 소리바다가 과거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음반 시장을 위해 했던 노력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가 크다.
지금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음원종량제’다. 2003년 7월 디지털 음악시장이 유료화 된 이래 10년째 음원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고 월정액으로 무제한 음악을 감상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무제한 정액제’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어 음원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기자와 만난 양 대표는 음원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단순히 소리바다와 같은 서비스업체들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과거 불법 무료 다운로드 시장에서 유료화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설정한 월 3000원의 스트리밍 무제한 요금제로 인해 이용자들은 3000원으로 한 달에 200만곡 가까이 들을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시장은 실제 돈을 내고 구매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빌려 쓰는 렌탈 시장은 그것을 보조하는 수준인데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완전히 뒤바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스트리밍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소유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폰의 도입으로 촉발된 변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양 대표는 “너무 짧은 시간에 변화가 왔다. 누군가는 사야 빌려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가령 100번을 빌리는데 하나 사는 것과 가격이 똑같다면 구매 시장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음악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인구는 400만명 정도. 양 대표는 이미 유료회원 인구는 정해져 있는데 가격이 정해져 있으므로 시장은 더 커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경이 급변하고 사용자 이용패턴이 변하면 거기에 맞춰서 가격 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양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음악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의 논리가 무시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어떤 나라를 봐도 음악 상품의 가격은 상품에 투자한 제작자들이 설정하도록 돼 있는데 우리는 제작사가 가격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없고 문화부의 음원 저작권 사용료 징수개정에 따라야 한다”고 토로했다.
정해진 소비자가를 협회와 음악서비스 업체 유통업체가 나눠 갖는 구조에서 탈피해 이용되는 횟수만큼 저작권자에게 일정액이 돌아갈 수 있는 건강한 시장 구조가 돼야 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소리바다는 정체된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도 진출하지 않았던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음원들의 대부분은 소리바다를 통해서 디지털 음반시장에서 70~80%를 점유하고 있는 아이튠즈에 음원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음원을 해외에 판매를 하려면 국제표준녹음코드(ISRC)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는 관련 기관이 없어 소리바다가 2008년부터 그것을 대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게임, 엔터테인먼트 사업, P2P 방식을 활용한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모멘텀을 마련하고 있다.
양정환 대표는 “곡당 600원 정도는 미국 음원가격의 반값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적정한 선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향후 음원 종량제가 시행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으며 올해가 개발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