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새 대통령에 무함마드 무르시(61)가 당선됐다고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그는 군부 집권 60년 만에 이뤄진 첫 직선 투표에서 당선된 대통령이다.
파루크 술탄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이날 카이로의 선관위 본부에서 무르시가 대선 결선 투표에서 51.93%의 득표를 얻어 48.17%를 기록한 아흐메드 샤피크(71) 후보에게 승리했다고 밝혔다.
최종 투표율은 51%로 집계됐다. 이번 대선 결과는 당초 21일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이유로 연기돼 이날에서야 발표됐다.
교수 출신의 무르시는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지원하는 후보다. 그는 지난 4월에 뒤늦게 대선에 뛰어들었다. 무르시가 당선됨에 따라 이집트 역사상 첫 이슬람 정권이 탄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교 분리의 정통이 깨지고 이슬람주의로 변화할 전망이다.
또한 군부 집권 60년 만에 치뤄진 자유선거에서 뽑힌 첫 민선 대통령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샤피크 후보느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으며 이집트 군부 세력이 지지해오고 있었다.
무르시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다. 우선 무슬림형제단이 장악한 의회를 해산한 이집트 군부와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의회 해산 명령과 임시헌법 발동을 취소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군부가 그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민정 이양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세속주의 정치를 대표하는 군부로서는 이슬람주의가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권한이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군부는 당초 7월1일 민간 정부에 정권을 이양한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신임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임시헌법을 공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