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헬리아텍 대박의 추억

입력 2012-08-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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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해외자원개발주로 각광을 받았던 헬리아텍은 2006년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가스 유전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는 호재성 뉴스로 4개월 만에 주가가 20배 폭등했다. 향후 20년간 가스전에서 95억달러를 벌겠다고 자신했던 헬리아텍은 상장폐지된 이후에도 작전주의 전설로 여전히 인구에 회자된다.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유전개발팀장은 “헬리아텍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금시초문”이라며 “가스 유전 개발은 탐사비만 4000만 달러, LNG 투자비는 20억 달러나 들어가는 만큼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투자 규모가 아니다” 라고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자원개발주에 대한 편애를 막지 못했다. 결국 거품 붕괴이후 헬리아텍은 지이엔에프라는 상호로 바꿔달았지만 결국 2009년 상장폐지 됐다.

코스닥 상장사 입장에서 해외 자원개발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통하던 때가 있었다.

대부분 동남·중앙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가 주요 타깃이었는데 진입장벽이 낮고 사업착수가 쉽다는 장점을 활용해 많은 상장사들을 끌어 모았다.

실제 경제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소액의 투자만으로 금광이나 유전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참기 힘든 강한 유혹이다. 특히 멋모르는 개미들 돈을 이용해 주가를 천정부지로 올릴 수 있는 만큼 소위 머니게임에 이만한 재료는 없다.

문제는 대부분 사업 실체에 대한 무수한 ‘의문’과 ‘먹튀’ 논란만 남긴 채 대부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점이다.

2008년 2월 몽골 희토류 광산 개발을 추진했던 네오리소스는 사업시작 1년 6개월만에 시장에서 퇴출됐다. 비슷한 시기에 다이아몬드와 석탄 광산 개발사업에 뛰어든 우수씨엔에스와 아이알디 역시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상장 폐지됐다. 이밖에도 이앤텍(금광), 케이이엔지(규석), KNS홀딩스(유전), 핸디소프트(구리) 등 한때 코스닥 시장에 해외자원개발 열풍을 주도했던 코스닥기업들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잠잠하던 코스닥 상장사들의 해외 골드러쉬가 재현될 조짐이다. 금광, 텅스텐, 석탄 등 대상 광물도 다양하다. 대부분 현지 자회사 설립이나 회사 인수방식으로 진행중인데 문제는 실체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실제 채굴로 이어지더라도 경제성, 운송 등 인프라 문제까지 해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테마주의 유혹은 달콤하다. 실적이나 실제 수혜 여부와 관계없이 단기간에 몇 십 퍼센트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실적이 없는 주가는 반드시 제자리를 찾게 마련이다. ‘나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가 상투를 잡게되면 뒤늦게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

이런 관점에서 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의 말은 꽤 의미 있다.

“해외 자원개발은 실제 채굴까지 상당한 기간과 자금이 소요돼 대기업들도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 해외 자원개발은 코스닥 상장사에게는 신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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