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의 대중문화 읽기] 싸이, 대선출마 한다면?

입력 2012-09-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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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싸이 뮤직비디오 캡처)
싸이가 케이팝의 역사를 새로쓰고 있다는 표현은 이제 너무 부족해 보인다. 한국인 최초 아이튠스 음원차트 1위, 아이튠스 MV 차트 1위, 유튜브 조회수 2억 조회, 미국 빌보드 핫 100 64위 그리고 세계적인 음반 메이저사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 음원 계약 등 한국인최초의 수식어가 붙는 기록을 넘어 싸이는 이제 한국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것이다.

2012년 9월14일 오전 (미국시간) 뉴욕의 한복판에서 싸이가 NBC TV 투데이쑈에 출연해 미국전역에 생방송중계 되었다. 한 미식축구선수가 골 쎄레모니로 싸이의 말춤을 추었다든가, LA 다저스 스타디움에 강남스타일 노래가 울려펴졌다든가, 미국 대선후보 출마자가 싸이의 말춤을 추었다라든가 혹은 싸이가 미국 엘렌쑈에 (아주 잠깐) 출연후 이 프로그램이 역대 최고 시청률을 올렸다라든가 등은 이제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싸이 강남스타일의 말춤 돌풍은 이제 미국을 점령하려한다. 칼 마르크스가 문화에 대하여 “우리는 의미를 만들고, 의미는 우리를 만든다” 라는 문구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싸이는 충분히 '강남스타일' 한곡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많은 의미를 만들어 내고있다. 아이돌 케이팝으로 대표되고 있는 한국 케이팝의 범위를 넓혔음은 물론 한류라는 한국대중문화의 코드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차칸 남자'라는 모 방송국 드라마 제목으로 한글학회등이 한글표기법으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을때 싸이는 록펠러광장에서 미국 TV 출연진들과 한글배우기를 하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그는 한글의 세계화에도 자연스럽게 앞장서고 잇는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아이튠스 MV차트 1위를 하고 유튜브 조회수 5,000만을 기록할 즈음 국내 많은 언론들은 그 현상을 분석하기에 급급하였다. 유튜브의 위력, SNS의 힘, 뮤직비디오가 재미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T Pain등 셀러브리티들의 팔로잉등등… 그러나 그 어느하나도 만족스러운 분석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음악콘텐츠이다. 일단 음악적인 분석이 나와주어야 한다. '강남스타일'의 음악 장르는 일렉트로닉 댄스(Electronic Dance)이다. 이것은 최근 2-3년간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아이돌음악의 장르이자 현재 전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베니 베나시(Benny Benassi), 데이빗 게타(David Guetta), 스크릴랙스(Skrillex),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등의 해외 아티스트등이 이러한 소위 클럽음악이라고도 불리우는 일렉트로닉 댄스란 장르의 대표주자들이며 싸이와 같은 소속사인 지 드래곤의 음악도 대표적인 일렉트로닉 댄스이다. 이러한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음악장르에 말춤(싸이의 미국 인터뷰를 보면 horse riding dance 혹은 cowboy dance 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라는 또 다른 행위로서의 보편성이 추가가 된 겄이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넌 버벌극인 난타와 점프가 언어가 아닌 랭위로서 보편성을 획득하여 외국에서 히트한 케이스가 있다. '강남스타일'이 한국어 가사임에도 빌보드 핫 100에 64위로 첫 진입한것은 음악 이라는 소리와 말춤이라는 행위가 미국에서 문화자본으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한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뮤직비디오 곳곳에 나오는 코믹한 요소, 특히 노 홍철의 엘리베이터 댄스가 재미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이것은 대중문화의 큰 특징인 가벼움과 약간의 천박함(여기서는 코믹한 요소)이 상황적으로 잘 매칭이 되었다고 볼수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아직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발매되지 않았다. 빌보드 Hot 100 64위는 아이튠스 판매량과 방송횟수의 집계일뿐이다. 이제 강남스타일은 계속 한국 케이팝의 새로운 기록에 도전할것이다.

이러한 싸이붐에 힘입어 만약 싸이가 대선출마를 선언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정치인들에 질릴대로 질린 대중들이 한국대중문화 코드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싸이에 몰표를 던질수있을까? 2002년 대선당시의 월드컵 특수의 정몽준 현상처럼 말이다.

지난 8월말 싸이가 미국 다저스 스타디움에 모습을 보였을때 '싸이 강제진출'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난 적이 있다. 병역의무를 강제(?)로 두 번을 성실히 이수한 싸이는 강제라는 단어에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것 같지만, 이번에 그를 강제로 대선출마 시키면 어떨까?

박재상(싸이의 본명), 만약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한다면 주저없이 대선경쟁에 뛰어들어 답답함에 찌들어 있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출사표를 던져라! 당신은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모든 새로움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 엔터테인먼트 경영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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