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증권사까지 스카우트전 풍덩
이런 노력 덕인지 채권은 올들어 주식 거래 격감과 잇단 펀드 환매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증권사에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채권 금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채권운용 수익을 강화한 증권사들은 짭짤한 고수익까지 거머 쥐었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은 채권 운용에 능한 전문가들을 스카우트 최우선 순위로 영입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채권 운용 강화에 열을 내고 있다.
◇ 채권 1세대 전문가들 CEO 대열 속속...FICC인력 ‘귀하신 몸’
증권사들의 채권운용 강화는 올해 선임된 최고경영자(CEO)의 면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증권업계 원조 채권맨 1세대들의 CEO 접수가 두드러졌다. 올해 신규 선임된 현대증권 김신 대표, 메리츠종금증권 김용범 공동 대표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 두 증권사는 채권통 사장을 옹립한 데 이어 채권 실무 전문가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5월 우리투자증권 캐피탈마켓 담당 성철현 전무를 영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7월에 삼성증권 출신 박태동 이사를 영입해 FICC 팀을 강화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초 강대석 대표 부임 이후 ‘채권명가 부활’이란 거창한 목표로 내걸고 동양증권 김병철 전무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동양증권의 채권 애널리스트도 대거 끌어들였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은행(IB) 부문도 지난 달 17일 전 크레디아그리콜 한국 대표인 이진혁 전무를 파생상품 총괄 전무로 영입해 채권운용을 강화했다.
◇ 중소형 증권사들도 채권운용 강화 사활
채권을 향한 증권사의 러브콜은 중소형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점포 온라인전문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채권중개 강화를 위해 한화투자증권 채권영업팀 9명을 대거 영입했다. 토러스투자증권도 최근 채권중개 자격을 획득하고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과거 채권영업 중개팀이 두 팀 있었는데 한 팀이 다른 증권사로 통째로 이직한 뒤 남은 한 팀으로 운영하다가 채권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새 팀을 영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FICC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우리투자증권도 채권분석팀을 신설해 체계적인 채권운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이같은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위험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각 증권사들이 신용 분석 애널리스트 영입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이는 우량등급 회사채를 투자하고 발굴해 저금리 국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채 투자에 성공하려면 리스크 관리를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는 팀 등 튼실한 운영체제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중개 관계자도 “최근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채권중개를 잘 하는 증권사는 채권 애널리스트나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 이후에도 리스크관리본부가 직접 나서 꼼꼼이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