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경제공약 집중해부] 중소기업활성화, 朴 "중기대통령"ㆍ文 "중소기업부 신설"ㆍ安 "중견육성법 제정"

입력 2012-10-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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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재벌개혁을 경제민주화의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이유는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벌 대기업이 주도하던 경제성장의 축을 중소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탕에 자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이미 내놓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문제 의식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같다. 대선 후보 3인 모두 경제민주화를 중기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朴, '불공정·불합리·불균형' 3불 해소 = 박근혜 후보는 29일 “정부와 정치권에서 수많은 중소기업 정책을 내놨지만 3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해 중소기업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 ‘불공정’ ‘불합리’‘불균형’이라는 세가지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불균형 해소와 관련해서는 “대기업이 무분별한 이익을 추구하면서 중소기업 영역까지 진입함으로써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만큼, 사업조정제도 등 제도적 개선을 통해 반드시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납품단가 인하, 기술탈취, 인력 빼가기,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불합리한 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백화점 입점수수료’‘카드수수료’‘은행거래 불이익’ 등을 예로 들면서 제반 수수료 인하와 서민금융 활성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캠프 직능본부 내에 중소기업 진흥특별본부를 설치하고, 박 후보의 중기정책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세부 공약을 짜고 있다.

박 후보는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중소기업부터 챙기는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기업과 수출에만 의존하는 반쪽 경제에서 대기업, 중소기업이 함께 가는 경제로 바꾸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文, 중기적합업종 지정·재벌 진입 억제 = 문재인 후보의 중소기업 정책은 요약하자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제거해 건강한 시장경제를 촉진하는 것’이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부’ 설치와 중견기업 4000개 육성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작은 기업에서 일하고 작은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열심히 하면 잘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며 “재벌 대기업이 쩨쩨한 돈벌이를 하지 않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일도 사라져야 중소기업도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신규 진입을 막고 △대형유통업체 입점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며 △프랜차이즈 리뉴얼과 매장확장 시 비용 가맹본부 분담 등을 제시했다.

하도급거래의 공정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공동구매·공동납품·공동교섭 부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 범위 확대와 손해배상액 최고 10배 상향 조정 △납품단가 변동 등 하도급거래 주요정보 공개를 통한 불공정 사전 차단을 약속했다.

상생협력의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원자재가격-납품단가연동제·이익공유제 시행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공시제도 시행과 사회적 책임지수 도입 등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이밖에 유능한 인재의 중소기업 취업 유도를 위해 임금보조금, 사회보험료 감면, 대학 장학금 지급, 공공임대주택 입주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금융제도도 혁신해 우량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安, R&D 지원·공정위 역할 강화 약속 = 안철수 후보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또 대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 중소기업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중견기업육성법을 제정해 중견기업이 원활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중단되는 세제 혜택을 5년 연장한 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갈 때 각종 혜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대기업 위주의 기존 R&D 지원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꾼다. 정부의 민간기업 지원 R&D 자금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제공하고, R&D 지원 제도운영도 ‘중소기업 위주-대기업 참여’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기술개발 수요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저가의 비용으로 상품화 기술 개발을 위탁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 R&D 센터를 공공재원으로 건립하고 민간이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R&D에서도 중소·중견기업 상용화 기술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기로 했다.

안 후보는 아울러 공정위 역할과 기능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 피해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재벌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 진출과 불공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벌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게 1차적 목표지만 실천이 더딜 경우 공정거래법 상의 수단을 총동원해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향후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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