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서를 표현하곤 한다. 이러한 여러 정서의 표현수단중의 하나가 노래를 통한 방식이다. 어떤 노래가 유행한다는 것은 그 노래 속에 담겨있는 내용, 느낌, 정서등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의 대표성중의 하나가 바로 노래의 가사(lyrics)인 것이다. 여기서 공감(sympathy)은 그 노래의 가사를 통해 멜로디와 문자로서 여러 사람들이 느끼는 동일한 그리고 유사한 감정을 의미할 것이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공감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노래가사가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최근 말이 많다. 다름 아닌 싸이의 Right Now 때문이다
“웃기고 앉았네 아주 놀고 자빠졌네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 아주 생 쇼를 하네
63빌딩위로 그리고 그위로
지금부터 뛰어 볼란다”
문제의 19금 가사이다.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 45명중 45명 전원이 19금이 이해가 안간다는 설문조사결과가 나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빠졋네”라는 표현은 경상도 그리고 충청도의 “넘어지다”라는 뜻의 사투리로 우리 고유의 전통언어이며 소설속 에서도 등장한다. 표준어와 사투리를 구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심의결과이다. 또한 “생 쇼”라는 말은 상대방의 행동을 비아냥거리는 표현으로 언론 특히 정치이슈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이다. 더구나 이 “생 쇼”가 들어가는 기존의 여러 곡들이 이미 19금이 아닌 심의를 받은 상태이다.
진짜 생 쇼는 “63빌딩 위로…뛰어 볼란다” 라는 표현이 청소년들의 자살조장위험이 있다는 심의결과이다. 정말 기가 막힌 상상력의 동원이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나 할까?
지금 들끓고 있는 Right Now의 유 투브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19금 해지운동은 차치하더라도 현재의 여성가족부의 심의 행태는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가 미국의 클라크대학에서 강연한 1909년을 미국의 감정문화가 변모한 해로 많은 학자들은 이야기를 한다. 이 후 감정이입이라는 용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감정이입은 타인의 관점이나 감정과 통일시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감정기술인 동시에 이것은 상징기술이다, 곧 감정이입의 전제조건은 남들의 행동이 보내오는 복잡한 신호를 해독하는 것이다.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은 남들의 행동과 감정을 해석할 줄 안다는 것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감정기술과 인지기술 둘 다를 매우 잘 조율할 줄 알아야한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는 능력, 곧 상대방의 의도와 의미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능력은 갈등을 예방하고 공조를 위하여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국가기관인 여성가족부는 오히려 사회구성원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예술 창작세계에서는 교과서적인 상징과 은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몰지각한 행동을 남발하고 잇다.
베버의 전통은 우리에게 사회의 변화를 평가함에 있어 자유와 평등을 성취했느냐의 여부를 궁극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오히려 평등이나 자유같은 규범들이 친밀한 관계의 감정적 질감을 변화시 왔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그들만의 규범에 얽매여 감정의 친밀한 교감을 마구 훼손하고 있다. 국민들의 상상력을 평가절하하며 그들만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1년 청소년 유해 매체물 지정 관련 행정소송 4건에서 모두 패소하여 이미 신뢰성을 잃은 상태이다. 이번에 싸이의 Right Now를 비롯한 19금판정을 받은 다른곡들이 19금이 풀린다해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
대중가요는 근대사회의 산물이고, 음반매체나(지금은 digital file의 시대) 방송매체등 대중매체를 그 전달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남녀간의 사랑얘기가 주를 이루지만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볼수 있으며, 상류층이나 엘리트의 예술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즐기는 대중예술이다.
대중가요는 노래라는 측면에서 리듬이나 멜로디같은 음악적인 측면,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노래말(가사), 그 가사의 의미를 요약하고 있는 노래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중가요의 가사는 언어이자 기호이며 해석내용에 따른 의미를 산출하며, 노랫말을 통해 생성된 의미는 노래를 향유하는 사회구성원들과 공유된다. 이렇게 공유된 의미는 결코 역사 문화적인 환경과 무관하지 않으며 동시에 현재를 반영한다고 볼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현재를 반영하지 못한다. 아니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절대로 반영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감정은 항상 나의 감정이며 나와 다른이들과의 관계에 대한 감정이다. 즉 내가 “아 또 사랑에 빠졋구나” 라고 글을 쓴다거나 말을 한다면, 그것은 거의 전적으로 내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냐에 달려있다. 그러한 관계를 멜로디와 가사를 수단으로 감정을 실어 표현하는것이 노래이다. 대중가요는 서민문화로서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유지되는 문화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여성가족부는 지금 국민들의 감정을 파괴하고 있으며, 자발적 수용의 능력을 방해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논리와 기준없는 잣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