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스타성공학]김병만 "남이 하지 않는 것으로 승부"

입력 2012-11-09 09:14수정 2012-11-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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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3일 공항에 다시 나타났다. 12월부터 방송될 SBS ‘정글의 법칙2’를 촬영하기위해 남미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에 가기위해서다. 김병만(37)이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정글의 법칙’이다. 다큐와 예능, 교양을 합친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다는 말이 정도다. KBS ‘개그콘서트’의 장수 인기코너였던 ‘달인’처럼 말이다. 김병만은 이제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웃음의 영역을 구축하며‘웃음의 달인’으로서 성공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김병만의 성공의 키워드는 두 사람의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김병만씨는 말로는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개그를 완성했고 지금은 꽃을 피워 큰 감동을 주는 개그맨이 됐다. 개그도 재미있어서 좋지만 그만의 인생이 담겨 있어 좋다”는 김소원 SBS 아나운서와 “김병만씨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함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의 언급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는 것이 예능 스타, 김병만의 강력한 성공의 비결이다.

158Cm 단신에 가진 것 없어 늘 기죽어 살았던 시골 아이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내성적이 됐다. 어느 날 우연히 던진 말에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웃기는 것이 너무 좋아 개그맨으로 꿈을 정했다. 하지만 개그맨이 되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해 건물철거, 신문배달, 보조 출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개그맨 시험에 올인 했다. 하지만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리고 2002년 꿈에도 그리던 개그맨이 됐지만 출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연출자가 알아주지 않아도 방송출연 기회가 주어주지 않아도 늘 웃길 준비를 했다. 동료 개그맨들이 방송에 나가 웃음을 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에도 무대 뒷 편에서 웃음의 무기들을 차곡차곡 준비했다. “일용직 노동까지 하며 도전한 개그맨 시험에서 7번, 대학입시에서 6번 떨어졌다. 개그맨이 되서도 신선함이 없다는 이유로 괄시받고 PD가 지나가며 인사해도 누군지 몰라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개그맨은 나의 전부였고 존재의미였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정말 소중한 꿈이었다.”

그리고 남이 하지 않은 그것도 한물간 트렌드라며 외면했던 부분에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았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만의 웃음의 무기로 완성해 예능 스타로 부상한 것이다. 슬랩스틱 코미디다. 온몸을 사용해 넘어지고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웃음을 주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능수능란한 묘기와 기예를 첨가시키며 한 단계 진화시킨 김병만식 슬랩스틱 코미디을 완성시킨 것이다. 이것은 이제 그 어떤 개그맨들도 따라할 수 없는 김병만의 독자적 영역이 됐다.

김병만의 개그맨으로서 화려한 비상을 하게 해준 것이 2007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4년 동안 방송된 KBS‘개그콘서트’의 코너‘달인’이다. “‘달인’은 최고의 코너였다. 김병만의 파워를 보여주면서 꾸준히 진화해오는 과정이 대단하다. ‘달인’은 김병만 밖에 할 수 없는 코너다.”‘개콘’연출자 서수민PD 설명이다.

매회 상상을 초월한 묘기와 기예에 가까운 개인기와 관객 반응에 따란 구사하는 기막힌 애드립이 돋보인 ‘달인’, 뛰어난 몸개그와 개인기, 묘기와 스토리텔링의 조화를 이룬 SBS‘키스 앤 크라이’그리고 날것 그대로의 리얼리티의 진수를 보이면서도 진정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오지에서 생존하기위한 놀라운 기술의 예능화와 멤버들과의 갈등과 조화, 자연과 다른 부족과의 공존 등 감동적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연출해내는‘정글의 법칙’등을 통해 ‘김병만을 위한,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의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같은 개그맨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온몸에 멍이 들고 인대가 부상당하는 고통을 감내했다. 온몸을 던지며 목숨 걸고 처절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김병만식 코미디가 빛을 발한 것이다.“‘달인’‘키스 앤 크라이’‘정글의 법칙’ 등 프로그램에 임할 때 목숨 걸고 치열하게 합니다. 다치는 것 조차 즐겁습니다”라는 김병만의 말은 그의 코미디의 진화가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김병만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감동의 눈물을 짓기도 한다. 빚더미의 가정에서 주린 배를 움켜진 날도 많았고 방송사 시험에 떨어져 실의의 날도 보냈다. 하지만 사람을 웃기는 개그맨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남이 외면했던 부분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웃음의 무기를 만들어 대세가 된 예능 스타 김병만, 그는 이제 개그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저는 거북이 입니다. 언제 도착할지는 모를지언정 쉬거나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빨리 움직이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합니다. 제가 코미디언으로 걷는 길이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고. 힘들겠지만 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나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생각을 하고 웃음을 짓는 그런 희극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병만이 어떤 상황에서도 꿈을 잊지 않고 피와 땀으로 일궈낸 이같은 성공 신화는 그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 희망과 도전정신을 선사하고 있다.“전 항상 ‘나는 희극인이다’라는 다짐을 합니다.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을 웃기는 희극인으로서 자세와 태도를 잃지 않으려는 겁니다. ‘스타 김병만’이라는 말보다 ‘코미디언 김병만’이라는 표현이 저는 훨씬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김병만에게 사람들은 ‘진정한 성공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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