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는 9개 계열사 지분 보유… 대구방송만 상장
귀뚜라미는 1960~1970년대에 연탄 난방에서 유류 난방으로 교체된 시기와 맞물려 급속하게 성장했다. 50년 이상 보일러 업계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고 있다.
현재 귀뚜라미그룹은 총 11개의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다. 그중 대구방송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 코스닥 업체다. 해외법인으로는 귀뚜라미센추리(천진)실업유한공사, 귀뚜라미범양냉방베트남, 터키귀뚜라미보일러, 경원센추리 아메리카(Kyungwon Century America Inc.), 칭타오 테코 센추리(Qingdao Teco Century)가 있다.
◇ 장남 최 실장 승계구도 유력 = 최진민 귀뚜라미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로 기름보일러를 개발하는 등 보일러 업계의 선구자다. 경북 청도 출신으로 대구공고와 청구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고, 올해 1월께 TBC대구방송의 회장에 취임했다.
최 명예회장은 부인 김미혜 여사와의 사이에 2남3녀를 뒀다. 장남인 성환씨는 관리실장으로 귀뚜라미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젊은 시절부터 귀뚜라미에 입사해 경북 청도공장과 서울을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차남 영환씨는 아직까지 그룹에 입사하지 않고, 현재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창업주 2세 중 성환씨에 대한 승계구도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 명예회장은 두 아들을 통해 부국증권과 두산그룹과 혼사를 맺었다. 최 실장은 부국증권 김중건 회장의 사위이다. 차남인 영환씨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의 차녀 혜원씨와 올해 2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 명예회장의 부인 김미혜 여사는 귀뚜라미재단 중 복지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의 지분 출자를 살펴보면, 귀뚜라미의 지분은 최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5명이 61.78%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귀뚜라미문화재단 20.06%, 귀뚜라미 홈시스 15.81%, 나노켐 2.33% 등이 갖고 있다.
최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은 계열사 귀뚜라미 홈시스 61.96%, 나노켐 45.27%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또 성환씨는 대구방송의 지분 0.67%를 갖고 있다.
귀뚜라미는 나노켐 31.38%, 귀뚜라미 홈시스 16.70%, 귀뚜라미랜드 28%, 신성엔지니어링 70.35%, 대구방송 12.29%, 귀뚜라미 범양냉방 98.68% 등 총 9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냉방 사업군에는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귀뚜라미냉동기계 등의 계열사가 있다. 특히 2009년 인수한 에어컨 사업체 센추리는 2010년부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순이익은 64억원대로 전년 대비 99% 상승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 외에도 유통사업체인 귀뚜라미홈시스는 냉·난방기구, 가구, 가전제품, 정수기, 비데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군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유통 및 판매를 하고 있다.
귀뚜라미랜드는 한탄강CC와 한탄강 게르마늄 온천호텔 등 레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외식업도 운영하고 있다. 레스토랑 닥터로빈이다. SBS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지역 방송사인 대구방송과 귀뚜라미재단은 그룹 내 방송·사회공헌 사업체이다.
그룹 내 수익 창출이 금융투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점은 그룹의 뛰어난 투자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 하지만 환위험이나 증시 변동성에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원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업인 냉·난방기구 제조업체의 수익성 지속과 안정성 향상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귀뚜라미는 8%, 나노켐과 귀뚜라미홈시스는 각각 3%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데 그쳤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하락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지만 냉·난방기구가 절대적 필수 소비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신규 수요층 감소에 따른 결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귀뚜라미그룹은 터키, 중국, 베트남 등 해외지사를 늘리고 현지에서 제조, 유통, 판매를 하는 등 수요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성 증대에 힘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