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시 시즌 도중 두 명의 감독이 중도에 옷을 벗었다. 지난 8월 27일 한화 한대화 감독이 중도하차했고 얼마 뒤에는 넥센 김시진 감독도 자리를 떠나야했다. 정규시즌 도중은 아니지만 롯데의 양승호 감독은 10월 30일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올해에만 3명이 경질 혹은 사퇴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를 김응룡(한화), 염경엽(넥센), 김시진(롯데) 감독 등이 메웠다. 롯데는 5일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을 후임으로 확정, 발표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감독의 잦은 교체 바람이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년간 8개 구단 감독이 모두 교체됐다. 이 기간 김성근(전 SK), 한대화, 김시진 감독은 시즌 도중 경질됐고 선동열 KIA 감독의 경우 2010시즌 이후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기고 삼성에서 경질됐다. 2012년 KIA로 자리를 옮긴 선동열 감독 역시 계약 기간을 남기고 경질된 조범현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직에 올랐다. 현 NC의 김경문 감독이 2011시즌 도중 물러난 두산 감독직은 올해부터 김진욱 감독이 맡고 있다. LG 역시 계약 기간을 남기고 물러난 박종훈 감독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김기태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나마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감독만이 유일하게 계약기간을 채웠다.
이처럼 감독들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는 가장 큰 표면적 이유는 바로 성적부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타난 공통적인 문제는 이전까지의 성과는 무시한 채 당장의 성적부진만으로 경질됐다는 점이다. 김성근, 선동열, 조범현 감독 등은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음에도 우승 이후 얼마되지 않아 팀을 떠나야 했다. 이는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경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3시즌에는 NC의 합류로 9팀 체제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NC 김경문 감독을 포함해 4명의 감독이 새롭게 시즌을 맞이한다. 물론 아직까지 4명일 뿐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감독들은 다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불안한 심정으로 시즌에 임한다.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시대라를 열며 질적, 양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 지상주의에 파리 목숨이나 다름 없는 감독들에 대한 처우는 언제쯤 개선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