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치솟는 사회보장비에 채권 가격 급락 전망
헤지펀드 업체들이 일본에서 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급증한 것은 인구 고령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일본 채권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 들어 일본의 성인용 기저귀 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유아용을 웃돌았다.
이는 고령화 가속 등 일본의 인구학적 구조의 격변을 예고한다고 FT는 전했다.
댈러스 소재 헤지펀드 헤이먼캐피털의 카일 배스 설립자는 일본이 처한 상황이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출산율이 지난 1947년 4명으로 정점을 찍고서 계속 하락하고 사회보장비는 꾸준히 늘어 정부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배스는 강조했다.
수년 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커지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것도 일본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헤지펀드업계에서는 들어갈 곳은 많은데 돈이 나올 것은 없어지는 등 일본의 고질적 문제가 악화해 채권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일본 채권시장은 여전히 활황세여서 이들의 전망과 다소 다르다.
일본 국채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로 미국 국채보다 1%포인트 가까이 낮은 상태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국채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지개를 좇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들리캐피털의 일본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리그는 “다음달 총선에서 야당인 자민당이 승리하면 일본은행(BOJ)이 더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며 “이는 국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대로 높아질 수 있으며 6~7%로 치솟는 등 재앙은 아니겠지만 국채 가격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현 상황은 채권시장 붕괴에 왜 베팅하느냐는 질문보다는 아직도 베팅을 하지 않았느냐는 반문과 들어맞는다”면서 “이런 베팅 비용은 무시할 정도로 적지만 수익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