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혼맥은 대표적으로 고(故) 최종건 창업주와 동생인 고(故) 최종현 2대 회장 일가로 나눌 수 있다. 사업 부문 별로는 고 최종건 회장의 2세들인 최신원(SKC 회장)·창원(SK케미칼 부회장) 형제는 화학·건설을, 고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SK 회장)·재원(SK 수석부회장) 형제는 에너지·통신을 맡고 있다. SK그룹 전체는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다.
SK의 2세들이 연애 결혼이 많은 이유는 고 최종현 회장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인은 자녀들의 배우자 선택에 너그러웠으며, 예물 등도 간소화하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종현 회장이 일찍 타계한 형(최종건 회장)을 대신해 큰집의 가장 역할을 한 만큼, 7남매인 조카들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SK그룹 혼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 최종건 회장과 고(故)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고 최종현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관계다.
◇고 최종건가(家), 이후락씨 통해 한화·CJ와 연결 = 고 최종건 회장은 1926년 고(故) 최학배 옹과 고(故) 이동대 여사의 4남4녀(양분·양순·종건·종현·종분·종관·종순·종욱)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1953년에 다시 일으켜 세운 주인공이다.
고 최종건 회장은 1973년 서울 워커힐(현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26억여원에 인수하며 또 한 명의 재벌가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48세 나이로 폐암으로 별세, 당시 선경직물 부사장이던 고 최종현 회장에게 후일을 맡기게 된다.
고 최종건 회장은 노순애(선경 최종건재단 이사장·84) 여사와의 사이에 3남4녀(고 최윤원, 신원·정원·혜원·지원·예정·창원)를 뒀다.
장남인 고(故) 최윤원씨는 조달청 국장을 지낸 김이건씨의 딸 김채헌(58)씨와 결혼했다. 차남인 최신원(60) SKC 회장은 백종성 전 제일원양 대표의 딸인 백해영(60)씨와 혼인했다. 2010년 중견기업인 최용우 신조무역 회장의 장녀 유진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최 회장의 아들 성환(30)씨는 현재 SKC 전략기획실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중 4녀 예정(50)씨의 혼사가 고 최종건 회장 집안에서 가장 눈에 띈다. 예정씨의 남편은 이동욱(50)씨로, 박정희 정권의 실세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5남이다. 두 사람의 결합으로 SK는 한화, CJ와도 연결된다. 동욱씨의 작은 형인 이동훈(64) 제일화재 전 회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64)씨의 남편이다.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재환(40)씨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손희영(40)씨와 결혼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김호연 전 국회의원도 김영혜씨의 동생이다. 김 전 의원은 이번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았었다.
막내아들 최창원(48) SK케미칼 부회장은 변호사 집안의 최유경(45)씨와 혼인했다.
◇최태원 회장, 노태우 사위로… 신동방·효성 인연 = 고 최종건 창업주가 섬유로 길을 닦았다면, 고 최종현 회장은 25년간 석유와 이동통신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현재 SK그룹의 총수인 최태원(52) 회장은 고 최종현 회장과 고(故) 박계희 여사의 장남이다. 부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51) 아트센터나비 관장이다. 노 관장의 동생인 재헌(47)씨는 신명수(71)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정화(43)씨와 결혼했다. 따라서 노 관장과 정화씨는 시누이올케 사이다. 하지만 재헌씨와 정화씨가 지난해 법원에 이혼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져 혼맥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
일단 최 회장 집안은 정화씨를 통해 효성가(家)와 연결된다. 어머니 송길자(70)씨는 재무부 장관과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송인상(98)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의 차녀이자 조석래(77) 회장의 부인인 송광자(68) 여사의 언니다. 또 효성가는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이어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통해 LG가와 사돈의 사돈으로 묶인다. 이로써 SK는 정·재계 명문가와 또 다시 인연을 만들게 된다.
최태원 회장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혼인이 이뤄졌다. 최재원(49) SK 수석부회장은 교육자 집안의 장녀 채서영(48) 서강대 교수와 결혼했다. 고 최종현 회장의 막내딸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SK그룹 계열사에 있던 김준일씨와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고 최종건 회장의 둘째 남동생인 최종관(78) 전 SKC 고문은 장명순(78) 여사와의 사이에 1남6녀(순원·호원·경원·은성·성원·진원·철원)를 뒀다. 재벌가에서는 독특하게 장녀인 순원(54)씨는 외국인인 존캐리파크너(54)와 국제 결혼을 했다. 3녀 경원(49)씨는 김종량(62) 한양대 전 총장에게 시집갔으며, 4녀 은성(47)씨는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의 차남인 나진호(49) 한양증권 상무와 혼인했다. 막내인 최철원(43) 전 M&M 대표는 한숙진(41)씨와 인연을 맺었다.
고 최종건 회장의 막내동생인 최종욱(73) 전 SKM 회장은 조동옥(66) 여사와 결혼했다. 조 여사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던 조동성(63) 서울대 교수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을 지낸 서봉균(86)씨의 사위인 조동일(54) 서울대 공대 교수의 누나다.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 준원(37)씨는 SK C&C, 막내딸 윤선(36)씨는 SK텔레시스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