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교수가 언론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10월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연을 이어간지는 30년이 넘었다. 최 교수는 1977년 영남대 ‘새마을 장학생 1기(4년 전액 장학금)’로 입학했다. 그는 1970년대 말 당시 ‘퍼스트 레이디’였던 박 당선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당선인의 민감한 현안은 최 교수가 맡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9월 박 당선인과 소설가 이외수씨의 만남, 박 후보가 32년 동안 이사장을 맡았던 한국문화재단 청산작업, 안대희 전 대법관·한광옥 국민대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영입 등이 모두 최 교수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당선인의 정계 입문, 1998년 달성군 선거 출마와 2007년 대선 경선 등 고비 때마다 늘 옆에서 박 당선인을 도왔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안종범 의원,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박 당선인의 학습그룹 5인방 역할을 했다. 박 당선인의 선거 운동 기간에는 기획조정특보를 역임했으며 정호성 비서관과 함께 박 당선인의 연설문이나 기자회견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교수는 더 이상 숨은 조력자가 아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뒤부터는 그의 행보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 교수는 제18대 인수위원 인선 과정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제18대 인수위원 인선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아닌 교수 쪽 인선을 좌우한 것은 최 교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최 교수의 조언을 참고해 인수위원을 고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8대 인수위는 국민대통합위원장과 대변인을 제외하고 각 분과 간사 등 인수위원 22명 가운데 전·현직 교수 출신이 16명에 달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인수위원들이 최 교수의 검증을 통해 임명된 셈이다.
제18대 인수위원 중 이승종 법질서·사회안전 위원도 최 교수와 인연이 깊다. 이 위원은 최 교수가 발기인이자 초대 회장을 지낸 한국새마을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최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실행한 새마을운동학 전파에 노력해왔다. 그는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장, 박정희리더십연구원장 등을 맡으며 박 전 대통령을 학문적으로 연구했다.
최 교수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학벌주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2012년에 작성한 ‘교육 계몽운동으로서 새마을운동의 특성과 의의’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최 교수는 “현행 학교 교육은 시장주의, 학벌주의, 지역성 상실 등의 현상에 직면해 명문대 지향의 시험과 입시위주 교육에 전념한다”며 “1970년대 범국민적 의식계몽 운동의 성격을 띠고 등장한 새마을운동(교육)과 같은 총체적 정신 개조에 의한 교육 계몽운동에 의거할 때 새로운 교육적 질서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고 적었다. 최 교수의 논지는 박 당선인의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최 교수와 박 당선인은 평생 함께할 동지라는 것을 고려하면 5년 동안의 정책 수립과 정치 활동 등에서 최 교수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가 막후 실세란 점을 들어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그의 영향력을 견제하기도 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은 지난해 8월 당내 경선 과정에서 “현행 대선후보 선출 규정에는 당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는데 박근혜 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입당하지 않은 채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규 위반”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와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지목했다.
약력
△1956년 4월 17일 경북 출생 △김천 중앙고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 △한남대 대학원 △대구대 행정학박사 △영남대 행정대학원장 △영남대 대외협력본부장 △영남학원 기획조정실장 △한국새마을학회 초대 회장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장 △영남대 대외협력 부총장 △국가미래연구원 행정분야 발기인 △한국문화재단 이사 △새누리당 박근헤 대통령 당선인 기획조정특보 △박정희리더십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