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4부(부장판사 이기택)는 23일 오후 2시 10분 김신일이 박진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박진영은 김신일에게 5690여 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 판결에서 인정된 배상액 2100여 만 원의 3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재판부는 "후렴구 중 전반부 4마디의 경우 가락, 화음, 리듬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므로 '섬데이'는 '내 남자에게'를 기초로 작성된 2차적 저작물에 해당 저작권 침해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박진영이 김신일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따져 보지 않은 것이 과실이라 밝힌 가운데 "'내 남자에게'가 6년 전 국내에서 공표됐다"며 "음악 저작물이 디지털 음원 등으로 쉽게 전파되는 현실 등을 고려한다면 대중 음악가는 적어도 국내에서 공표된 음원관련 저작권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1심보다 손해배상액이 증가한 데에는 '섬데이'에 대한 김신일의 기여도와 저작자의 이름을 밝혀야 하는 성명표시권 침해수준이 종전보다 높게 측정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침해 부분이 86마디 중 20마디이지만, 곡의 전반부에 배치된 후렴구를 반복함으로써 청중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전체 곡의 성격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점 등을 고려해 김신일에 대한 기여도를 40%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성명표시권 침해 수준은 300만 원에서 1700만 원이 더 높게 측정됐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각 대중음악가로서의 경력과 위상, 성명표시권 침해 경위, 이 사건 소 제기 경위와 경과 저작물의 유사 정도 침해 부분이 피고 음악 저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 침해기간 등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곡가 김신일은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 OST 수록곡인 '썸데이'가 자신이 2005년 작곡한 가수 애쉬의 2집 수록곡 '내 남자에게'를 표절했다며 해당 곡 작사·작곡가인 박진영을 상대로 1억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