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포털만 남기고 분리 … 경쟁력 강화 승부수
NHN의 본격적인 새판짜기가 닻을 올렸다. NHN은 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게임부문 한게임 분사 및 NHN모바일(가칭)과 라인 한국법인 ‘라인코리아’신설 안건을 의결한다. 포털공룡 NHN이 4개 회사로 분리되면서 각 영역의 경쟁력 강화와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주력사업인 포털 네이버만 남기고 게임·모바일·라인 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 마련을 마무리 짓고 본격 가동에 나선다.
우선 지난 2000년 네이버와 합병됐던 한게임은 13년만에 다시 독자노선의 길을 걷는다. 한게임은 지난 1998년 김범수 대표(현 카카오 의장)가 창업한 회사로 네이버와 합병 이후 거대 공룡 NHN의 시작을 함께했다.
분리가 확정되면 한게임 인력 약 600여명은 현재 신축중인 판교 테크노밸리의 오렌지팩토리로 이전한다. 한게임은 기존에 해왔던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사업을 중심으로 게임 퍼블리싱과 자체 개발사를 통한 신작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다만 한게임의 분리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분리방식에는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이 있는데,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총회가 필요없다는 장점과 분사효과가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인적분할은 지분율 배분을 통한 독립경영이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한게임의 분리방식으로 인적분할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미 한게임 이사회 의장직에 이준호 NHN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정됐다는 설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모바일 사업을 전담하게 될 NHN모바일은 약 200여명의 규모로 신설된다. 이NHN이 모바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설립되는 NHN모바일은 이번 새판짜기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카카오톡과 같은 후발업체에 뒤처진 이유가 신속한 의사결정의 부재라는 판단을 내린 NHN은 이번 NHN모바일 설립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미 모바일 시장에 대한 수익성은 어느정도 검증된 상태다. 황인준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검색 질의어(쿼리)가 PC 대비 70~80% 가까이 달하고 있다고 있다”며 “모바일 검색광고 페이지 개편으로 모바일 일매출도 상승세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NHN은 국내 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라인코리아(가칭)’을 마련하다. 현재 ‘라인’은 NHN재팬 소속으로 이번 국내 서비스 전담 법인 설립을 통해 카카오톡과의 본격 진검승부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만 일본이 여전히 라인의 핵심시장인 만큼 NHN재팬의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번 NHN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불확실한 상황을 대비하고 보다 가벼워진 조직을 유기적인 협력으로 연결 짓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의 결과다.
이미 모바일 시장으로의 변화에 대한 대처에 한 발 늦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부를 분리시켰다는 점은 NHN의 이번 조직개편이 비단 NHN만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관계자는 “이번 NHN의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주요 업체들의 경영혁신도 이어질 수 있다”며 “NHN에 불어닥친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한 조직개편인 만큼 향후 수립될 각 사업별 전략에도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