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우양이 태어나기전인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김지호는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자 트렌드였으며 CF의 독보적 여왕이었다. 1994년 신승훈의 뮤직비디오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김지호는 1995년 영화 ‘꼬리치는 남자’ 드라마 ‘아파트’에 모습을 드러내며 스타덤에 부상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김지호는 자동차에서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의 CF모습을 드러내 TV만 틀면 만나는 스타였다.
김지호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CF에서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해 스타덤에 올랐다. 대중매체는 전성기 때 김지호에 대한 기사에 ‘캔디’ ‘선머슴’ ‘알프스 소녀 하이디’ ‘백만불짜리 미소’ ‘호방한 웃음’ 등을 표제어로 등장시켰으며 ‘털털한’ ‘건강한’ ‘중성적인’ ‘해맑은’ ‘당당한’ ‘씩씩한’ ‘밝은’ ‘똑똑한’ ‘착한’ ‘발랄한’ 등의 형용사를 동원해 수식했다.
김지호는 당시 대중이 선호했던 청순한 이미지의 여성상을 전복시키고 일시에 중성성을 가진 당당한 여성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신드롬 그자자체였다.
김지호는 한 연기자가 사회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창출해 스타가 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그리고 동시에 너무 많은 CF에서 고착화된 이미지를 과잉 소비시키면 인기가 추락한다는 것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다.
1999년 방송된 드라마‘눈물이 보일까봐’야외 촬영을 마치고 인터뷰를 위해 레스토랑에서만난 김지호는 피자 두 판을 서슴없이 먹어치우는 등 털털한 모습을 보였다.김지호는 특유의 호쾌한 웃음소리를 내며“연예인이 내숭떨지 않고 털털한 모습을 보이니 좋았나봐요. 캐릭터와 제 성격이 잘 맞아 떨어져 편했어요”라고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연관성을 말했다.
중성적 이미지로 시대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김지호는 40대가 됐다. 최근 들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김지호가 이제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출해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