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 反 김한길 구도… “친노와 비노의 한판승”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5·4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이 불 붙고 있다. 이번 전대가 일찌감치 ‘김한길 대 反 김한길’ 구도로 짜여지면서 이번 계기로 당내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비노 측의 ‘힘의 균형추’가 흔들릴 지 주목된다.
친노 주류 측은 측면 지원하던 김부겸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으로 전면에 설 명분이 없어진 가운데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줄 ‘대리인’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주류 좌장격 김한길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날 범주류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 33명이 5·4 전대에서 특정 후보 지원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김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5일 라디오에서 “몇몇 당의 권력을 독점한 분들이 전횡을 저지른 것이 지난 총·대선(패배)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대선 패배 후 아무도 책임지려는 모습이 없어서 국민에게 실망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당원이 당의 주인임’을 명문화하는 당헌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대 룰이 본격 점화하는 가운데 친노 진영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노 주류 측이 또 당권을 잡는다면 비주류의 반발이 분당이나 탈당 등 세력분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재보궐 선거에서 원내 입성할 경우, 그의 신당창당 여부에 따라 ‘민주당 분당론’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의원을 포함한 비주류가 ‘안철수 연대론’을 주장하는 반면 주류 측이 안 전 교수를 향해 연일 견제구를 날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이번 5·4전대는 비노와 친노의 한판대결이 될 것”이라며 “만약 친노가 다시 당권을 잡게 된다면 계파 간 지루한 싸움이 지속된 후 비주류 다수가 안철수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당권 도전에 나설 후보들의 윤곽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중립성향의 이용섭 의원이 당내에선 첫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4선의 신계륜 추미애, 3선의 강기정, 재선의 이목희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 등은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