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단독 공연에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가수에게는 ‘국민 가수’란 칭호가 아깝지 않다. 그만큼 초대형 공연은 대중 가수에게 꿈의 무대다.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수들만이 5만 관객과 소통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가왕’ 조용필은 데뷔 35주년과 40주년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화려하게 장식했다. 2003년 8월 30일 열린 조용필 35주년 기념 콘서트 ‘더 히스토리’는 폭우 속에서도 유료관객만 4만5000명이 들었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2008년 열린 40주년 기념 콘서트 ‘더 히스토리-킬리만자로의 표범’은 5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날 공연의 무대 세트에는 7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행 요원 1200명을 포함해 스태프 5200여 명이 동원되는 등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은 2010년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오케스트락’이란 타이틀로 콘서트를 열고 5만여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을 선사했다. 이승철은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메인 스피커와 30여 대의 딜레이 스피커를 설치하고 5.1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잠실 주경기장 전체에 울려퍼지는 입체 음향 공간을 구현했다. 60인조 오케스트라와 록밴드가 함께 무대에 오른 이날 공연의 총 제작비는 40억원으로 전해진다.
가수 싸이와 김장훈의 브랜드 공연 ‘완타치’는 2010년 5월 15일 잠실 주경기장에 무려 7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총 4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완타치’는 당시 엄청난 인기로 암표 가격이 50만원에서 13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국 투어로 진행된 ‘완타치’는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남긴 공연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에는 가수 싸이와 이문세가 나란히 5만 관객 동원에 도전한다. 지난해 ‘강남스타일’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제 가수’로 발돋움한 싸이는 다음달 13일 신곡 발매를 기념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해프닝’을 연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5만 관객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SR석부터 B석에 걸쳐 11만~5만5000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총 1만7000석의 스탠딩석 매출액만도 1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싸이 측은 “아직 정확한 제작비 규모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싸이다운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음악 인생 30년을 맞이하는 이문세는 오는 6월 1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이문세’를 연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다리를 형상화해 만든 넓이 100m, 높이 30m의 초대형 무대가 세워진다는 사실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3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아낌없이 투자해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계획이다. 티켓은 VVIP석에서 휘파람석까지 총 8단계로 분류돼 15만~4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획사 ㈜무붕은 “티켓이 완판될 경우 최대 매출액은 50억원까지 추산된다”면서 “현재 좋은 예매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이문세
가수 이문세는 5만 관객 공연을 “음악 인생에서 한 번쯤 이루고 싶었던 꿈”이라고 표현했다. 소극장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까지 섭렵한 공연 노하우에 배짱을 더해 초여름밤을 수놓을 이번 공연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굳이 데뷔 30주년을 강조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이번 공연도 여타의 수식어 없이 ‘대한민국 이문세’다. 그동안 보낸 세월을 강조하기보다는 꾸준히 발전해온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문세는 “저의 본질을 그대로 녹여낼 때 관객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연 내내 관객이 끌어당길 수 있도록 매일 고민하고 회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다른 프로의식과 공연을 위한 마라톤 회의로 유명하다.
공연을 앞둔 지금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는 이문세는 “5만 관객을 맞이하면 그분들께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문세의 음악 인생을 오롯이 담을 ‘대한민국 이문세’는 오는 6월 1일 저녁 8시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