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많아 4·1대책 수혜 제외…버블세븐 중 유독 약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이후 거래량 급감과 가격 하락을 경험한 데 이어 경매시장에서도 외면 받고 있는 것.
5일 부동산태인이 지난 5월 경매에 부쳐진 버블세븐 아파트 544개를 조사한 결과 강남3구 낙찰가율은 78.25%를 기록,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3구 낙찰가율은 4·1대책 발표된 직후인 4월만 해도 78.2%의 낙찰가율을 기록, 평촌(80.72%) 다음으로 높았으나 5월 응찰자가 291명으로 한 달만에 28.5%(116명) 줄고 입찰경쟁률도 7.4대 1에서 6.19대 1로 감소하면서 0.05%p 오르는 데 그쳤다. 다른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최대 6%p 이상 오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버블세븐 지역 중 전월대비 낙찰가율 증가세가 두드러진 곳은 목동·분당·평촌 등 3곳이었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5월 경매 낙찰가율은 목동 82.33%(6.28%p ↑), 분당 82.3%(6.24%p ↑), 평촌 82.35%(1.63%p ↑) 등으로 모두 82%를 넘었다. 특히 평촌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80%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낙찰가율이 65%까지 떨어졌던 용인도 1년 만에 79.92%를 기록, 80%를 눈앞에 뒀다. 단지 전체가 통으로 경매에 부쳐진 탓에 낙찰가율이 27~28%에 불과한 공세동 S아파트 물건(5월 5건 낙찰)을 통계에서 제외하면 낙찰가율은 86%를 상회한다.
이처럼 강남3구와 나머지 지역 사이에 온도차가 발생한 이유는 결국 아파트값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강남3구 아파트 중에는 4·1대책 수혜를 받지 못하는 고가의 아파트(6억원 이상 85㎡ 초과)가 많아 낙찰가율 상승에 제동에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5월 한 달간 경매 낙찰된 강남구 소재 아파트 16개 중 11개가 낙찰가 6억원, 면적 85㎡를 모두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11개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78.27%로 강남3구 평균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낙찰가 6억원 이하인 5개 물건의 낙찰가율은 강남3구 평균보다 10%p 이상 높은 88.91%였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경쟁률이나 응찰자 수 등 외부로 드러나는 지표만 보면 5월 경매시장이 주춤한 모양새”라면서도 “이는 정책 수혜를 받지 못하는 고가 아파트 낙찰가가 시장 왜곡을 유발한 결과로, 낙찰가 6억원 또는 85㎡ 이하의 조건을 충족하는 아파트 경매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