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의 조합은 지난 2년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이끌어 온 힘이다. 세 MC는 게스트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힐링캠프’에서 각자의 개성을 살린 진행으로 신선함을 던져줬다.
30여년간 방송가 최고 독설가로 자리매김한 이경규는 ‘힐링캠프’로 재탄생했다. 당초 이경규의 MC 발탁은 대다수 사람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몸과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힐링’ 콘셉트에 맞춰 야외에 1일 캠프를 만들고 스타를 초대하는 토크쇼에 이경규가 투입된다는 것은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사랑과 배려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는 이경규의 말처럼 그는 누구보다 ‘힐링캠프’ 콘셉트에 잘 녹아들었다. 그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토크에 나서 게스트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다. 내공과 독설은 다소 예민한 질문에 제격이었다. 게스트의 속마음은 변화무쌍한 이경규 앞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 이경규에 대해 ‘힐링캠프’의 최영인 CP는 “기회가 되면 환갑까지 함께 하고 싶다. 건강만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슈가 되는 게스트의 출연을 지향하는 ‘힐링캠프’에서 이경규의 관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프로그램의 재산이다. 과거 양심 냉장고를 외치며 사회 힐링을 주도했던 이경규는 ‘힐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MC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홍일점 한혜진은 ‘힐링캠프’를 통해 재평가됐다. 지난 2011년 7월 18일, 한혜진은 ‘힐링캠프’를 통해 예능 토크쇼 MC에 도전장을 던졌다. 드라마 ‘주몽’에서 소서노 역을 맡아 열연했던 이 배우는 ‘힐링캠프’를 통해 배우 한혜진이 아닌 ‘인간’ 한혜진을 보여줬다.
한혜진은 ‘힐링캠프’의 기상천외(?) 게스트를 상대하기에 적임이었다. 상대가 누구이든 거침없는 발언으로 ‘돌직구 MC’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출연 편에서 ‘야근해’라는 별명을 지어주는가 하면 문재인 당시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는 “벌만큼 버신 분들이 비리를 저지른다”고 말해 직언을 날렸다.
또 시상식을 얼마 남겨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경규가 배우 김희선의 머리띠를 하며 애교를 부리자 “요즘 진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박시후 편에서는 그의 별명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을 빗대어 김제동에게 “(사랑에) 고픈남”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한혜진은 “내가 한 역할은 잘 들어주는 것뿐이었다. 평상시에도 사람 말을 잘 들어준다. 이것이 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 듣고 호응을 해주니 게스트도 편안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얘기할 수 있었다. 가장 궁금한 말을 물어봤고 돌직구 질문이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힐링캠프’를 통해 얻은 닉네임이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경규와 한혜진의 투 MC 체제였다면 2% 부족했을 것이다. MC 김제동의 재치는 약방의 감초다. 주역이 되진 못하지만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는 ‘힐링캠프’에서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어린 아이처럼 토크의 맥을 이었다.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힐링캠프’의 토크는 김제동 특유의 진행방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제동의 또 다른 힘은 캐스팅이다. 게스트의 중요성이 다른 프로그램보다 중요하게 작용했던 ‘힐링캠프’에서 김제동의 섭외력은 또 다른 추진제로 작용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묻는 질문에 “대체로 내가 섭외한 출연자들이다. 이승엽, 법륜스님, 설경구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힐링캠프’ 섭외에 일등공신이다.
김제동은 지금도 송혜교, 김태희, 전지현, 강동원 등의 섭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의 친화력과 재치는 ‘힐링캠프’의 인간미를 배가시키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힐링캠프’는 15일 100회를 맞고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한다. 100회에는 그간 출연했던 배우들 특집으로 록그룹 YB 보컬 윤도현, 배우 유준상, 김성령, 고창석, 법륜스님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