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삼성, 갤럭시기어로 '초월자' 애플 역전?...축배는 이르다

입력 2013-09-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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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기어ㆍ갤럭시노트3 공개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언팩행사'에서 공개한 '갤럭시 기어'

삼성전자가 6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하는 IFA에 앞서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를 발표하면서 애플과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시계를 발표함으로써 '빠른 추격자'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애플과 지루한 특허전쟁을 치러온 만큼 새로 발생할 수도 있는 특허 소송을 피하기 위해 갤럭시기어 공개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삼성이 자사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 디자인 등을 모방했다며 세계 시장에서 특허 전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계에 등극한 이상 애플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이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시계를 발표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만은 없다. 갤럭시기어를 통해 패를 먼저 드러낸 데다 갤럭시기어도 유저들의 기대에는 못미치기 때문이다.

우선 갤럭시기어는 단독으로 살 수 없다는 점이 걸린다. 갤럭시기어는 4일 발표된 신제품 '갤럭시노트3'의 부속 단말기다. 이는 갤럭시노트3의 판촉을 위해 의도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스마트폰처럼 자유자재로 쓰기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판촉을 억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갤럭시기어의 한정된 기능과 작은 직사각형의 스크린은 손목 모양에 맞춘 곡선형 디스플레이를 기대했던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갤럭시기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스마트폰과 동기화가 가능하고 6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미리 탑재돼 있다. 여기에는 애플의 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와 비슷한 'S VOICE(S 보이스)'도 포함된다.

하지만 갤럭시기어는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등 복잡한 작업은 수행할 수 없다. 또 개별 충전기가 필요한데 삼성의 기존 스마트폰인 '갤럭시S4'와는 호환이 안된다.

결국 삼성은 '초월자' 애플에 앞서 갤럭시기어를 발표하긴 했지만 단지 새로운 스마트 기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이 갤럭시기어 판매 목표치를 '갤럭시노트3' 10대당 2~3대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마우스톤 책임자는 "스마트시계 업체들은 소비자나 기업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려는 실험적 단계에 있다"며 "올해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이 발표하는 스마트시계 1세대의 세계적인 판매는 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시계 세계 출하대수는 120만대, 내년은 700만대로 예상된다.

스마트시계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갤럭시기어의 앞날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하이브리드격인 갤럭시노트3를 소비자가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의 전략이 지속적으로 먹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다는 것.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30.4%로 애플의 13.1%를 2배 이상 웃돌았다.

하지만 삼성의 휴대전화 사업도 둔화하기는 마찬가지다. 2분기 사상 최고의 이익을 달성하고도 마케팅 비용 부담 때문에 이익률이 제한된 까닭이다. 삼성은 대대적인 마케팅에 연간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갤럭시4S를 발표할 때처럼 이번 베를린 IFA에서도 어마어마한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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