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해군시설 총격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워싱턴 해군시설 총격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9.11 테러 12주년일이 지난 지 일주일도 안돼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게다가 군 시설 내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
최소 1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총기를 휴대한 채 탈주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불안감과 공포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학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모든 교차로와 공공장소에서 검문·검색이 실시되고 있고, 상공에서는 헬리콥터들이 날며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 경찰은 11번가 교각과 2번ㆍ4번가 사이 M스트리트 남동부를 통제 중이다. 연방 항공당국은 워싱턴 시내 레이건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비행기편의 운항을 모두 중단시켰다.
워싱턴 해군시설 총격 사건이 일어난 해군체계사령부는 직원들에게 집에서 대기하도록 했고 주변 학교도 모두 폐쇄했다.
정치권도 비상이다. 미국 상원은 17일(현지시간) 오전까지 휴회를 선언했다. 테런스 가이너 상원 사무총장은 "상원이 위험하다는 정보는 없지만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할 때 상원 건물을 폐쇄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범인이 도주 중인 상황을 고려해 내일 아침까지 상원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또하나의 대형 총기난사'라고 규정하고 범인들의 행동을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라틴음악 행사인 '뮤지카 라티나'를 연기했다.
워싱턴 해군시설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키가 크고 검은 피부에 제복 차림을 하고 있었으며, 소총을 들고 있다가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