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 많아 콜레스테롤 증가… 소화불량•癌발생까지 반대론자들 성인병 주범 지적
최근 우유에 대한 부정적인 주장들이 매스미디어와 각종 건강서적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아이가 우유를 잘 먹지 않는다고 불안감에 떨었던 부모들은 한시름 놓은 듯 보인다.
우유 반대론자들은 “우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섭취의 증가가 현대인의 많은 난치성 질병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의사는 “우유는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들이 유유에서 문제로 삼는 물질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단백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락토오스(젖당), 몇몇 암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성장인자 IGF-1, 호르몬 성분 등이다.
우유 반대론자들은 학교 우유 급식이 세대를 걸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국가 정책으로 인해 우유가 물과 동격으로 놓이는 필수식품의 대열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뉴욕주립대 영양학 과장인 마리온 네슬은 어떻게 유제품이 단독으로 하나의 식품군을 형성하게 됐는지에 대한 해답으로 자신의 저서 ‘식품정치학’에서 “우유 로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우유에 단백질, 지방, 유당, 칼슘, 인, 마그네슘 외 미량의 미네랄과 각종 비타민 등 114가지의 영양물질이 골고루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건강상 필요한 영양소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해야 하지만 우유에는 거의 모든 영양소가 균형있게 함유돼 있어 완전식품으로 분류된다는 얘기다.
◇‘칼슘 패러독스’ 유제품,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없다? = 저널리스트이자 과학전문 작가인 티에리 수카르가 쓴 ‘우유의 역습’이란 저서에서는 유제품이 골다공증을 예방해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 근거로 미국과 노르웨이, 스웨덴 같은 일부 선진국의 새로운 골절 환자수가 높은 수준에서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해당 시기에 유유의 소비 또한 정체 혹은 감소됐다는 것을 들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1980년대 말에 유제품 소비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골절 발생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유제품 소비량이 매우 많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과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아주 높은 골다공증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에서 청소년기 여학생들에게 2년간 유제품을 추가적으로 먹게 하고 1년 동안 관찰했더니 골밀도상에 유제품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낙농육우협회는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골격 조직의 주성분인 칼슘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유 1잔에는 200~250밀리그램의 칼슘이 들어있으므로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은 하루 2잔 이상, 성인은 하루 1잔 이상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설명이다.
◇ 우유의 ‘지방’은 치명적? = 콜레스테롤은 동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달걀노른자, 우유 지방, 고기 같은 식품에 있다.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신체 내에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1리터의 우유에는 지방이 약 34그램 들어 있다. 유유에 들어 있는 지방은 약 60%가 포화지방 형태를 띤다. 우유를 다량으로 섭취하게 되면 하루 지방 권장량의 거의 전부를 공급받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소아과 프랭크 오스키 교수는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를 절대로 마시지 마라’는 책을 통해 평생 우유를 마신 사람은 동맥경화를 앓으며 우유의 지방은 콜레스테롤 덩어리로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최근의 연구는 이 주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즉 우유를 정기적으로 마시면 우유의 단백질과 지방이 식도와 위벽의 점막을 보호해 식도암, 위암과 같은 소화기계 암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스위스 사람들이 다른 유럽지역의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 발병률이 낮으며 세계적인 장수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장수의 비결로 우유를 비롯한 각종 유제품을 꼽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 우유는 아토피의 주범? = 아이를 가진 많은 부모들 사이에서 아토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취학 전 아동에게서 30%의 유병률을 보이는 아토피 피부염은 임산부들이 걱정하는 대표적인 영유아기 질병 중 하나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환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도 많은 고통을 주며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전염성은 없지만 가려움증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신체적 합병증 외에 정신적인 고통까지 동반하는 것도 큰 문제다.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아토피는 특히 생후 1~2년 미만인 유아가 먹는 음식물 중 우유, 달걀, 콩류 등이 유력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 주목받는 것이 아이들이 즐겨 먹는 우유와 달걀이다.
유유와 달걀은 완전식품의 대명사이지만 아직 장이 성숙하지 않은 아기가 너무 빨리 모유 이외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우유 반대론자들은 우유 내 유당 분해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해 생기는 ‘유당불내증’을 전제로 아토피의 원인이 장에서 제대로 소화·흡수되지 않은 우유 단백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우유 단백질도 분명히 알레르기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아기가 아토피 증상을 보인다고 알레르기 원인이 될 만한 모든 단백질을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