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이 뱀띠 해인 2013년 쇼핑을 주도한 히트상품과 트렌드를 분석해 ‘메두사(MEDUSA)’를 올 유통 키워드로 선정해 4일 발표했다.
메두사는 △모바일 시장의 양적 팽창(Mobile shopping) △국산 신선식품 중심의 먹거리 소비(Engel coefficient) △불황형 저가 실속상품(Depression) △초니치족(Ultra-niche) △이슈 동조화(Synchronization) △모바일 특가 추천 등 알리미 서비스(Alarm)의 앞 글자를 땄다.
옥션은 “올해 온라인 쇼핑 업계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 쇼핑이었다”며 국내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15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한 쇼핑 채널로 등극했다고 밝혔다. 옥션 모바일 쇼핑에서는 물티슈가 판매건수 1위 상품군일 정도로 반복구매가 잦은 식품-생활용품의 모바일 쇼핑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올해는 일본발 방사능 공포와 가을 풍작에 따른 가격폭락이 국산 신선식품 수요를 견인하면서 11월에만 절임배추가 전년대비 54%나 늘어난 7만 박스 이상 판매됐다. 일본 방사능 피해가 커지면서 수산물 소비는 15% 감소했으나, 조미김은 일본 수출이 줄어든 대신 국내 유통물량이 크게 늘면서 작년 대비 70% 이상 판매가 늘었다. 비교적 높은 엥겔지수를 보이는 1인 가구의 식품 소비도 꾸준히 늘면서 1인 즉석국(탕)은 무려 50만개가 팔려나갔다.
불황으로 저가 기본 디자인 의류와 저가형 에너지절약 상품 인기가 지속됐다. 묶음판매되는 값싼 양말이 하루 1000개 이상 판매된 날도 있었고, 여름에는 5000원대의 냉장고바지가 19만장이나 팔려나가며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 전기요금 인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난방비를 아낄 수 있는 단열용 에어캡(뽁뽁이)이 각광받으며 하루 1억원어치가 판매되기도 했다.
규모가 협소하지만 타겟이 뚜렷한 틈새시장을 겨냥한 고급 제품도 인기를 얻었다. 올 겨울 유통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고가 패딩이 대표적인 초니치 상품이다. 11월 들어 평균 가격 100만원이 넘는 캐나다구스(1000장), 몽클레어(300장), 파라점퍼스(500장) 등이 팔려나갔다. 블루투스 스피커(10만대), 빔프로젝터(8000대)는 음악이나 영화를 야외에서 즐기려는 캠핑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슈 동조화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출연자들이 대만여행을 떠난 ‘꽃보다 할배’ 방송 영향으로 대만 여행상품은 2012년에 비해 무려 40배 늘어난 2000여개가 팔려나갔다. ‘아빠 어디가’에서 선보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비롯, ‘골빔면(골뱅이무침+비빔면)’ 등의 인기로 짜장-비빔라면이 18만개 팔렸고 ‘진짜사나이’ 인기로 군 제대자들의 향수를 자극한 ‘전투식량’도 2만5000개나 판매됐다.
한편 검색을 통한 목적구매가 많은 오픈마켓에서도 모바일 쇼핑 확산에 따라 타임세일 특가, 개인화 맞춤형 추천 등 ‘알리미’ 서비스가 확산됐다. 옥션은 ‘올킬 AMPM’등 초특가 타임세일과 개인별 맞춤추천 서비스를 통해 여름 장마기간 동안 제습기(10만여대), 봄 황사철 기간에는 이중구조 카매트(8만여개), 게임기 본체 및 게임 타이틀(6만개) 등의 히트상품을 발굴했다.
이번 유통트렌드는 옥션에서 올 1월 1일~11월 30일까지 판매된 상품 중 판매량-판매금액-전년대비 판매성장율이 높은 상품을 선정하고 옥션 카테고리매니저(CM)의 트렌드 분석을 종합한 결과다.
김용회 옥션 총괄본부장은 “유통 트렌드로는 저렴한 실속상품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성적인 고가 제품을 사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 소비문화도 엿보인 한 해였다”며 “모바일쇼핑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올해에는 특가 딜 등 가격할인을 핵심으로 하는 행사가 많았다면 내년부터는 좀더 정교하고 다양한 상품 추천을 모바일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모바일 쇼핑 트렌드를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