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밀알 빅런처]계급장칸막이 없애니 아이디어 쏟아져

입력 2013-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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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LG유플러스

지난 5월 15일 초여름.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사옥은 삼복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신입사원부터 과장까지 오로지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U+ 사내 아이디어 오디션(이하 아이디어 오디션)’ 최종 라운드가 펼쳐지던 이날 행사장에는 손에 땀을 쥐는 박진감속에 탄식과 함성이 가득했다.

이날 LG유플러스 행사는 ‘LTE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LOIC)’를 통한 일반 벤처기업 육성을 뛰어넘어 회사 내 전직원의 빅런처화를 추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빅런처란 가능성 있는 벤처를 육성하고 실질적인 사업화까지 돕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뜨거운 사내 창업 아이디어 찾기위한 직원들의 열기를 실로 뜨거웠다.

LG유플러스는 2011년부터 매년 ‘탈통신’ ‘세계일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사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U+사내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직원 한명 한명이 뛰어난 빅런처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예상은 적중했다. 올해 3회를 맞는 아이디어 오디션에 제출된 누적 아이디어는 무려 700건이 넘었다.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연 방식을 고려하면 거의 전 직원이 참여한 셈이다. 이중 실제 사업화는 물론이고, 특허출원까지 한 아이디어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야말로 직원 모두가 벤처기업가가 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 셈이다.

◇계급장? 신입사원이 차·과장 압도한다 = 아이디어 오디션 1차 전형은 아이디어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의기투합, 팀을 구성한 후 사업 아이템을 고민해 사업 계획서를 출품하는 형식이다.

본선에서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경합을 벌인 후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는 현업 부서를 통해 사업에 반영된다. 선정된 팀들에게는 우승상금 500만원을 포함해 총 1100만원 규모의 상금이 지급된다.

경연 참가자는 신입사원부터 과장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일부 인턴사원들도 지원한다. 오로지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특성상 예상을 깨고 신입사원의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베테랑 선배들을 압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LG유플러스 측은 갈수록 신입사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귀띔했다.

특히 올해 입사한 김선호 사원은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또 지난해 9월에 입사에 이제 막 부서 배치를 받은 사원들이 만든 ‘u+뮤직에어’팀은 무려 준우승을 차지, 회사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u+뮤직에어 팀의 박정렬 사원은 “비록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라고 해도 어떤 편견없이 아이디어만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팀원 모두가 빅런처가 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올해 본선에 오른 9개의 아이디어들은 즉시 사업화에 들어가도 될 만큼 아이디어가 탄탄하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아이디어는 ‘여보, 부모님 댁에 U+ tvG 한대 놔드려야겠어요’다.

이는 IPTV인 U+tvG를 원거리에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다. 이는 IPTV 사용을 어려워하는 중장년 층을 위해 자녀들이 tv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든 솔루션이다.

목걸이형 카메라로 일상을 촬영,클라우드에 올리는 ‘사람용 블렉박스'도 주목을 끌었다.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인 ‘다함께 돈버는 차차차’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운전자의 운전 패턴과 습관을 분석, 평가해 운전을 안전하게 하는 운전자에게는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 있는 근거로 상용할 수 있게 하는 앱이다. 결제수단을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서비스인 ‘실시간 추천 콘사이어지 서비스’,모바일 메신저 조인(join)에서 질문하면 지인이 답변해주는 ‘응답하라! 조인’등 9개의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9개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모든 직원이 지급된 사이버머니로 가장 성과가 기대되는 아이디어에 종목별로 투자할 수 있게 한 것.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2개팀을 인기상으로 선정하고, 게임에 참여한 직원들 중 수익률 순으로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등 전 직원이 즐기는 축제로 만들었다는 평이다.

◇아이디어만 내세요, 반영합니다 = LG유플러스는 이외에도 상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2010년부터 아이디어 제안 제도인 ‘블루아이’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아이는 새로운 서비스나 기존 서비스의 개선을 제안하는 ‘사업 아이디어 제안’ 제도와, 업무 프로세스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 방안 등을 제안하는 ‘업무개선 아이디어 제안’으로 구분돼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연 4000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으며 이 중 262건은 사업에 반영되었거나 반영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좋은 컨텐츠 무료 추천 앱 등이 블루아이를 통해서 사업화 됐다. U+tv G와 070플레이어의 기능들 역시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의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아이디어 오디션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이 수준높은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전직원의 빅런처화는 LG유플러스를 더욱 혁신적인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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