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ㆍ亞게임 등 스포츠 빅이벤트 집중… 매출 부진 우려 속 저가 마케팅 확산
“새로운 소비층을 잡아라.” 2014년 한국 골프계의 공통된 과제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가족단위 내장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골프용품사는 30~4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한국 골프산업은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소치동계올림픽(2월)과 FIFA 브라질월드컵(6~7월), 인천아시안게임(9~10월) 등 스포츠 빅 이벤트가 집중돼 있어 골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선거(6월)까지 예정돼 있어 자칫 최악의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골프용품시장은 저가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병행수입품과 이월상품 행사의 증가로 저가 상품을 어디서든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10~1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인터내셔날 강상범 차장은 “스포츠 빅 이벤트로 인해 관심도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과 2010년에도 스포츠 빅 이벤트가 집중돼 있었지만 각 브랜드의 매출 수치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보다 점점 심화되고 있는 저가 경쟁에 ‘어떻게 대응하냐’인 것 같다”고 전했다.
골프장은 법정관리 골프장의 해결 여부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골프장은 20여곳으로 대부분 올해 안으로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골프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오히려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기세 KS레저개발 대표는 “지난해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듯하다. 오히려 법정관리 골프장이 새 주인을 찾는다면 안정될 수도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스포츠 빅 이벤트는 골프장 내장객 유치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일부 지방 회원제 골프장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을 겪는 골프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블릭 골프장은 더 늘고 회원제 골프장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갈 것으로 보인다. 퍼블릭 골프장 증가로 평균 그린피가 낮아진 만큼 회원제 골프장의 고가 그린피 정책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리조트형 골프장도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이제 골프장 하나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 골프뿐 아니라 숙박과 각종 레저 시설을 갖춘 리조트형 골프장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 사이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리조트형 골프장이 속속 오픈, 가족단위 여행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진충진 GMS코리아 이사는 “가족단위 레저가 확대되고 있지만 골프는 그런 트렌드와 역행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냐가 관건”이라며 “회원제 골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관리·운영만 잘하면 퍼블릭보다 비전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이 관심사”라고 조언했다.
스포츠 빅 이벤트와 지방선거, 거기에 장기 불황으로 인한 사회적 트렌드 변화로 대부분 골프장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크린골프의 호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창조산업연구소(소장 고정민) 자료에 따르면 스크린골프 인구는 2008년 63만명에서 2012년 186만명으로 4년 만에 120만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32.3%나 차지하고 있다.
골프존 마케팅팀 정은진씨는 “요즘은 명절에도 윷놀이 대신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과거 골프가 가진 ‘가족화 역행’은 스크린골프에서는 통하지 않는 얘기”라고 전했다.